관광객 증가...공실률 9.4%로 1년 전 대비 33.0% 감소
팬데믹 이후 문 닫았던 상점들 앞다퉈 ‘리뉴얼 재개점’

팬데믹 시기 서울 명동 거리에서 철수했던 패션 및 뷰티 브랜드들이 재입성하며 명동 상권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민 및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명동. [사진=연합뉴스]
팬데믹 시기 서울 명동 거리에서 철수했던 패션 및 뷰티 브랜드들이 재입성하며 명동 상권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민 및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명동.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명동은 ‘쇼핑관광 1번지’다. 어스름 어둠이 내려앉는 시각, 명동은 ‘서울의 밤’을 즐기기 위해 몰려나온 외국인들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어려운 '핫플레이스'로 변한다. 낮 시간도 마찬가지다. 상점은 물론 거리에 늘어선 노점은 온갖 K-스트릿푸드와 화장품, 액세서리 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명동이 되살아나고 있다. 상권이 회복세를 보이며 상가 공실률도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사람이 몰려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문을 닫았던 골목 상점들도 앞다퉈 ‘리뉴얼 재개점’ 팻말을 내걸고 있다.

10일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9.4%p로 1년 전과 비교해 33.0%p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0.8%p 낮아진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명동은 서울 6대 상권(명동·강남·홍대·가로수길·한남이태원·청담) 중 공실률이 가장 낮은 상권으로 되돌아왔다. 명동은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상권이다. 골목골목을 누비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폐점이 속출했고, 거리는 텅 비어갔다.

엔데믹 이후에도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자 “명동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여기저기서 나오기도 했다. 그나마 동남아 관광객들이 늘어나며 아쉬움을 달래주었지만 '명동 상권 회복'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아쉬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명동은 다시 붐비기 시작했고, 매출도 덩달아 올라갔다. 오랫동안 닫혔던 상점도 서둘러 새단장에 들어가며 3년여 이어져온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곧바로 공실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명동은 서울 6대 상권 중 회복이 가장 빠른 곳이 됐다. 공실률은 2022년 4분기 42.4%에서 1년 만에 9.4%로 떨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골목이 밝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됐다.

서울 명동 거리에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거리에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는 지갑에 의해 움직이는 대표적인 상권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명동에 ‘점방’을 차리고 ‘좌판’을 까는 이유도 관광객 방문 빈도가 높고, 소소하지만 씀씀이가 꾸준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8월 한달 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9만803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75% 수준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위 ‘장사꾼’들은 명동 상권이 살아나면 다른 곳이 죽는 것이 아니라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 다른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를 증명하듯 6대 상권에 속하는 한남·이태원도 공실률 9.9%로 명동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로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그나마 살아나는 상권이 있어 다행으로 여겨진다.

마침 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에게 전기요금(최대 20만원)을 지원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중소금융권에 낸 이자도 환급(최대 150만원) 해준다고 한다. 설 명절에 듣는 반가운 소식들이 명동뿐 아니라 나머지 상권, 그리고 골목상권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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