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요청과 단속 완화 요구 충돌, 단속업무 중용 찾아야

주차단속 요원이 불법주차된 차량에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주차단속 요원이 불법주차된 차량에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 ”새벽에 주차단속, 해도 해도 너무 하네요“

서울시 도봉구(구청장 오언석)의 심야 주차 단속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과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16일 도봉구 거주 A씨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이하 카톡)으로 주정차위반 과태료 사전 통지서를 받았다.

그런데 카톡을 열어본 A씨는 구청이 주정차위반이라고 첨부한 사진을 보고 구청의 주정차단속이 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첨부된 사진의 주정차 위반 시간이 1월28일(일) 밤 12시로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내 주차 공간이 부족한 탓에 할 수 없이 황색점선이 쳐진 아파트 인근 담벼락에 주차를 하고 다음날 월요일 일찍 출근하면서 뺄 요량이었는데 덜컥 주정차 위반 과태료 딱지를 받은 것이다.

물론 주정차 위반 지역에 주차를 한 게 잘한 일은 아니지만 거주 지역 특성상 주차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지역에 그것도 심야에 주차를 한 것인데 그 시간에 구청의 주행형CCTV로 찍어 주차단속을 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이에 A씨는 이의신청을 위해 도봉구청 교통지도과에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통화중이라는 연결음만 나올 뿐 이었다.

30여분 이상의 전화 연결을 시도한 후 어렵사리 통화한 교통지도과 담당 직원은 '도봉구는 24시간 주차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도봉구청의 심야 주차단속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관내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식 단속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도봉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민원코너에는 구청의 과도한 심야 주차단속을 비난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S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민원인 B씨는 ”정말 참다 참다 민원 남겨본다“며 "대낮도 아닌 새벽 2시, 4시에 이런 시간에까지 주차 단속을 하는 것이 주민의 편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도봉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구청의 과도한 주차단속을 비난했다.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B씨는 “아파트 내 주차공간이 협소해 일찍 퇴근하고 집에 와도 주차 공간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부득이하게 아파트 정문과 후문 사이 이면 도로에 주차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차단속을 할 수는 있지만 심야 시간에 까지 와서 주차단속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야간 주차허용이나 거주자 우선 주차 등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는데 무조건 딱지만 떼고 주차하지 말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는 것이다.

B씨는 심지어 “담당자가 어디 사는지 모르겠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라, 하루 종일 X고생 해서 일하고 집에 왔는데 한 달에 수차례 주차 딱지 날아오면 어떤 느낌인지 아느냐”며 “그것도 같은 장소에, 그것도 단속 시간이 새벽 아니면 오밤중에.....”라며 구청의 주차단속 행정을 질타했다.

노원구에 살다가 창동으로 이사왔다는 C씨 또한 “집에 23년 된 승용차가 한 대 있고 출퇴근 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이 주변 빌라에 수천세대가 거주하고 있어 우선 주차 신청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씨는 “거주지역 뒤쪽에는 차량 통행도 많이 없는 상황이고 도로는 넓어서 인도와 차도가 확연히 구분돼 있어 주차 후 교통지도과에 단속 알림신청을 했다”며 “그런데 한두번도 아니고 밥먹다, 샤워하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다 연락오면 뛰어나가고 술마시다 음주운전까지 해가면서 차량을 이동해주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C씨는 “이사 온지 한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몇 년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라며  “남의 집 앞에 주차했다가 빼주면서 사과하고 주차하려고 동네 돌고돌다 모르게 주차한 뒤 출근시간보다 더욱더 일찍 나간다. 피로가 쌓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의심과 불신으로 얼룩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C씨는 또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나도 불법 주정차 차량을 촬영 후 신고하고 싶었던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휴대폰 속에 저장되어 있는 동영상과 사진을 가지고 매일같이 신고하는 일을 무한 반복해야 하느냐”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참고로 여기는 넓은 도로에 차량통행은 적고, 인도 차도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사람과 차량의 통행에 방해될 일이 없는 곳인데 마구잡이로 주정차 단속을 하기보다는 융통성을 발휘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상습 불법주정차 차량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도 적지않다.

주민 D씨는 “몇 일째 주차돼 있음, 주차질서차량 그냥 보고도 지나가네요? 불법주차때문에 밤에 사람들 안보여서 사고나야 조치해 주실껀가요? 몇번이고 글 남기는데 조치되는 게 뭔가요? 이동조치시키면 뭐하나요, 계속 주차하는 데 밀집지역이라 하지말고 주차 못하게 처리 좀 해주세요”라며 불만섞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차가 인도에 있고 사람들이 차도로 다니고 있다“며 ”퇴근 시간 때엔 불법주차가 더하다, 불법주차단속 카메라도 있는 걸로 아는데 단속을 왜 안하느냐, 인도로 편하게 안전하게 걷고 싶다“ 는 등의 불법주정차 관련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주차 단속완화와 단속강화 요구가 각자 입장차에 따라 충돌하면서 온라인 상에는 자조섞이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불법주차단속 야간에도 이뤄진다고?' 라는 글을 통해 "조용한 야간에 이뤄지는 불법주차단속 차량이 요즘 부쩍 눈에 띈다, 현상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세금부족에서 나오는 압박일 것으로 추정, 지자체의 경우 부동산 거래 줄면서 세수 많이 줄어 저항이 비교적 적은 과태료를 야간에 돌면서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신고 당하니 너도 당해봐라며 보복해서 신고한다, 세상은 요지경, 차는 많고 도로는 좁고 이러한 환경에서 조금의 실수도 용납치 않는 세상, 신고나 단속으로 예기치 않은 갈등 유발, 꼬투리 잡힐 원인을 만들지 않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정말 빡빡하게 돌아가는 세상이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통지도과 박주형 주무관은 ”현재 도봉구 관내에서는 24시간 주차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야간 주차단속에 대한 민원이 접수된 만큼 야간시간대 주정차 단속은 유예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민원이 접수됐다고 해서 무조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고 민원 다발적 발생 차량 때문에 불편하다는 신고가 있으면 단속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간 주차단속과 관련 아파트 주변에 야간 주차를 허용할 수 없느냐는 민원이 있어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야간주차 허용 관련 협의도 하고 질의도 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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