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월 이자로 낸 비용 가구 당 평균 13만원
소득 낮은 서민들 주요 지출 줄여가며 이자 상환
실질 소득 증가 1%대, 먹거리 물가 6% 넘게 올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과 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가 매월 이자로 낸 비용이 평균 13만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가계동향조사) 9만9000원에 비해 31.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5.8% 증가에 비해 5배 이상 많다. 2006년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이래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실질 이자도 11만7000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큰폭으로 늘어났다. 2022년 실질 이자 비용은 9만2000원이었다. 27.1% 증가한 수치다.

이자 비용은 서민층과 고소득층에서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빤한 서민들은 주요 지출을 줄이면서 이자를 갚아야 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2만1000원으로 1년 전 1만7000원 보다 19% 가깝게 증가했다.

신용카드 결제 비용을 포함한 가계부채 규모인 가계신용 역시 작년 말 기준 188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696조원을 넘겼다.

물가 상승을 나타내는 지표는 또 있다. 가계 실질 소득 증가는 1%대에 그친 반면 먹거리 물가는 6% 넘게 올랐다. 먹거리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6.8%와 6.0% 올랐다.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각각 3.8배, 3.3배 증가한 수치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채소가게에 진열된 대파. 1단에 1만원이 넘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채소가게에 진열된 대파. 1단에 1만원이 넘는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즉 이자·세금을 낸 뒤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월 평균 395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경상조세(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는 21만2000원으로 0.6% 늘었다. 사회보험료도 8.0%, 연금기여금은 5.2% 증가했다.

부동산 취·등록세나 양도소득세가 포함된 비경상조세 지출은 전년 대비 31.9% 감소했다. 자산 거래 둔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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