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안과·한방병원, 주사 치료 후 입원 치료로 처리
대형손해보험사 4곳 취합 결과, 5개월 사이 관련 보험금 지급액만 34억원
환자 유인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했지만, 구체적인 현황 파악 어려워

보험업계가 일부 병의원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은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한 후 입원 등을 유도해 과도한 실손보험 청구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픽사베이]
보험업계가 일부 병의원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 받은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한 후 입원 등을 유도해 과도한 실손보험 청구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동안 노안 수술을 백내장 수술로 둔갑시켜 ‘허위 진료’로 논란을 빚어온 일부 병의원들이 이번엔 무릎 통증 주사로 비슷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 목적 주사를 정형외과가 아닌 안과·한방병원에서 처방하고, 심지어 통근 치료가 아닌 입원으로 실손보험금을 받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대형 안과·한방병원에서 무릎에 놓는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 대상 무릎의 통증 완화·기능 개선 목적으로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바 있다.

해당 주사 치료는 약 30~40분이면 완료되기 때문에 굳이 입원할 필요가 없지만, 일부 부도덕한 의료진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입원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이기 때문에 치료비를 병원마다 ‘마음대로’ 부를 수 있는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주사를 받고 입원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물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경우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입원하는 사례가 있지만,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관련 보험금 청구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 4곳에서 취합한 줄기세포 무릎 주사에 대한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지난해 7월 32건에서 12월 856건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구 건수가 늘다보니 해당 기간 동안 보험금 지급액도 9000만원에서 34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게 보험업계 측 설명이다.

문제는 아직 해당 시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된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현황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 7월에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진료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과거 노안수술을 백내장 수술로 허위 청구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더 많은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브로커를 고용하고, ‘패키지 상품’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받으면 미용·도수치료 등 다른 진료 서비스까지 함께 묶어서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의료진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허위로 실손보험을 청구하게 될 경우 보험금을 납부한 다른 고객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취지는 정당한 치료를 받고, 거기에 대한 합당한 진료비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허위 진료는 보험금 인상 등을 발생시켜 전체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보험업계는 노안수술을 백내장 수술로 둔갑시키는 행위를 법적으로 근절한 후 또 다른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무릎 주사 치료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를 맞아 해당 시술을 받는 환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더 이상 실손보험 누수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계가 자정 작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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