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송북 출판사 ‘한국 인물 500’ 1차분 6권 출간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 

일송북의 '한국 인물 500'시리즈 1차분 6권
일송북의 '한국 인물 500'시리즈 1차분 6권

1차분 6권 출간

일송북은 ‘한국 인물 500’ 시리즈 일차분 6권을 출간했다. ‘한국 인물 500’ 시리즈는 5백 명의 한국 인물을 각 권으로 출간하겠다는 야심적 계획에서 출발했다. 일종의 위인전인 셈인데, 위인전이라면 대부분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000은 서기 1700년에 조선의 한성에서 태어났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이 대부분이겠지만, 이 시리즈는 “나는 1700년에 조선의 한성에서 태어났다”로 서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를테면 시인 이동순이 집필한 『나는 백석이다』에서는 “나는 1918년 나이 7세에 오산 소학교에 입학했고, 1924년 나이 열세 살에 오산학교에 진학했다.”(p.50)로 기술한다. 소설로 말하자면 일인칭 서술인 셈이다. 일인칭 서술은 3인칭 서술보다 독자들에게 친근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시대나 사회 상황을 전반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은 필자들의 융통성 있는 서술로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여 한 인물의 삶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독자에게 인상적, 효율적으로 전하겠다는 것이다. 

 일송북은 이 500명의 1인칭 위인집을 몇 년에 걸쳐서 다 출간하겠다는 것인데, 그 각오가 대단하다. ‘한국 인물 500’을 위해 일송북에서는 역사, 사회, 출판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선정위원회에서 단군 시대 너머 신화와 전설쯤으로 전해오는 아득한 상고대로부터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20세기 최근세 인물들과 함께 그 인물과 시대에 정통한 필자를 선정한다고 했다.

  이 작업은 결국 한국인은 누구냐, 한국인은 무엇이냐에 대한 답일 터이다. 편협한 개인주의나 국수주의를 떠나 보수와 진보 성향 모두 아울러 인간 개인의 생생한 정체성은 물론 세계와 첨단 문명시대도 끈질기게 이끌어나갈 반만년 한국인의 정체성, 그 본질과 뚝심을 들려줄 것이라 하고 있다. 

  총서이면서도 각 권이 단행본으로 독립돼 있는 이 시리즈는 1차로 치우천황, 백석, 신사임당, 윤이상, 율곡, 퇴계 등 6권을 선보였다.

 치우천왕과 백석? 윤이상과 신사임당? 일견 기괴한 조합같기도 하지만, 이는 시대적 순서대로 출간하는 게 아니라 필자의 사정에 따라 먼저 도착한 원고를 먼저 출간하니 이런 사정이 생긴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치우천왕 같은 인물은 실존 인물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전설적 인물로 정통 역사에서 다룰 수 있는 소재(?)가 아님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러한 전설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한국인의 DNA 중 한 요소라고 한다면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심청도, 홍길동도 사실은 실존 인물이 아니면서 한국인의 심성에 들어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순차적으로 500권 발간 예정

 이 시리즈는 고대 인물은 주황색, 중세 인물은 초록색, 현대 인물은 노란색으로 각각 표지를 구분해 놓아 독자는 즉각적으로 이 시리즈의 시대를 알 수 있게 했다.

 『나는 사임당이다』의 경우, 강릉 출신의 작가 이순원이 집필했다. 이순원은 기왕에 소설 『신사임당』을 펴냈으니, 1인칭 전기를 하나 더 추가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현모양처로 신격화된 신사임당 당대의 삶과 실상을 역사적, 문헌적으로 고증하며 바람직한 인간상과 여성상을 살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모양처로 정답이 정해져 있는 사임당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또 문헌적으로   실제 삶을 정확히 복원하며 기술했다. 

 1차분으로 출간된 치우천왕(이경철-전 중앙일보 문학담당 기자), 백석-이동순 시인), 신사임당(이순원-소설가), 율곡(박상하-소설가), 퇴계(박상하-소설가), 윤이상(박선욱-시인) 모두 각각 그 인물의 전문가가 집필해 가독성이 높고 검증이 잘 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이 시리즈의 장점이 있다 하겠다.

 앞으로 이 시리즈가 계속 발간되어 여러 시대의 한국인 500명의 정체성이 확인된다면, 미래 한국인 삶에 중요한 나침반으로 작용할 터이다.  일송북의 천봉재 대표는 이 시리즈가 자신의 출판사 마지막 작업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은 물론 이 500명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잡아서 속속 빼내 읽으면 된다. 

일송북의  대장정에 분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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