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주총회에서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 안건 통과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경영 방침 이어가겠다는 입장 강조
조욱제 대표 “혁신 신약 개발 등 경쟁력 강화하기 위한 조치”

유한양행은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부회장직 신설 내용이 담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15일 통과시켰다. [사진=연합뉴스]
유한양행은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부회장직 신설 내용이 담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15일 통과시켰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유한양행이 1996년 이후 28년 만에 회장·부회장 직제를 신설했다.

당초 일부 임직원·주주 등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이유로 반발했지만, 대세를 거르지는 못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이번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이 미래지향적인 조치일 뿐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반대 의견을 일축했다.

15일 유한양행은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부회장직 신설 내용이 담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조욱제 대표는 의안 통과에 앞서 “현재 제약 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회장·부회장직 신설에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 명예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유한양행 역사상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고문 단 2명뿐이었다. 연 고문이 회장에서 물러난 1996년 이후에는 회장직에 오른 임직원은 없었다.

유한양행은 이미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택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해오면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밝힌 '기업의 이익은 사회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환원을 해야 한다'는 경영 이념을 받들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왔다.

다만, 이번 회장·부회장직 신설 안건이 상정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창업주 경영 이념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유일한 박사의 손녀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이번 직제 신설에 우려를 표하며, 현재 거주 중인 미국에서 귀국해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동안 유한양행 측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내부 조직개편일 뿐 특정인 지지와 같은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글로벌 50대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선제적 직급 유연화’ 조치로 회사의 양적· 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유한양행은 외부인재를 영입할 때 현재의 직급보다 차상위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 글로벌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 도약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수 외부인재 영입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한양행 측은 “1969년부터 지속되어 온 전문경영인 체제에 따라 주요 의사결정 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2026년 ‘창업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PROGRESS & INTEGRITY(열정과 정직)’라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모든 임직원이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나아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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