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효성그룹 제공=뉴스퀘스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효성그룹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조 명예회장은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생전 한국 중화학공업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이자 국제관계에도 밝은 '글로벌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기술과 품질을 중시했던 그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대표 제품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렸고, 대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는 등 재계의 '얼굴'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법인세 포탈 등의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점, 아들들 간 분쟁인 '형제의 난'이 불거진 점 등은 늘그막에 상처로 남았다.

조 명예회장은 다독으로 유명한 재계의 대표 학구파였고, 국제관계에도 밝아 민간외교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해외 유학 경험으로 일본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했고 영어도 유창했다고 한다. 와세다대 동창인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을 만큼 재계의 대표 '일본통'으로 불렸다.

풍부한 국제 인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경제인들과 활발히 교류했고,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중재계회의 등 재계의 국제 교류단체를 이끌며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가교 역할도 적극 펼쳤다.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에는 양국의 반대 여론을 무마하고자 양국 재계 인사들과 미국 행정부·의회의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다니는 등 민간외교의 중심에 섰다.

한일 FTA 추진과 함께 양국 기업 간 공동 비즈니스 확대를 모색하는 등 한일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다.

대표 경제단체인 전경련에서 1987년부터 2007년까지 20년간 부회장을 지낸 데 이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회장을 맡아 국내 재계의 '얼굴' 역할도 했다. 기업 입장을 대변하며 정부를 상대로 쓴소리도 가리지 않았다.

2017년 발간된 조 명예회장의 팔순 기념 기고문집에는 재계의 지인들이 기억하는 그의 일면이 여실히 드러난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정부에 적극 의견을 밝히는 조 명예회장을 두고 '재계 지도자'라 칭했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미스터 글로벌'이라 불렀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