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상은 '현금가방' 검찰에 넘긴 운전기사 조사..현금 액수 박 의원도 몰라 의혹 증폭

 
[인천 = 트루스토리] 손양호 기자 =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해운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인천 중·동구·옹진군)의 운전기사(수행비서) 김모(40)씨를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 11일께 박상은 의원의 에쿠스 차량에서 현금과 정책 자료가 담긴 가방을 훔친 혐의로 박 의원 측에 의해 경찰에 신고됐다.

하지만 김씨는 다음날 현금과 서류 일체를 박 의원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인천지검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차량에 보관된 현금이 다름 아닌 불법정치자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상은 의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해운업계의 전반적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의원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박 의원은 자신의 특보를 S 건설업체에 취업시킨 뒤 특보 월급을 대납하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앞서 지난 10일 박 의원과 친분이 있는 인천 계양구 S건설업체를, 지난 주말에는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용산구의 한국학술연구원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또한 김씨를 상대로 가방을 취득해 제출한 경위를 캐묻는 한편 현금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박 의원 측은 “가방에 현금 2000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경찰에 당초 신고했고, 또한 실제 얼마가 들어 있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미 “가방 안에는 현금 3000만원이 들어 있었다”는 주장이 운전기사인 김씨로부터 제기된 상태다. 인천지검 해운비리특별수사팀 관계자도 “당시 가방 안에 있던 돈은 모두 띠지에 은행 명의가 찍힌 현금 다발 형태로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박상은 의원은 지난 16일 인천시 중구 사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열린 당직자 회의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불법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대한제당 대표이사와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으로 일하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며 “돈에 대해서는 결백하다”고 말했다.

또한 도난을 당했다고 주장한 2000만원과 관련해선 “집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의 일부이자 일부는 은행계좌에서 인출했고 나머지는 지난해 말 출판기념회 때 들어 온 돈”이라며 “변호사 선임료로 사용하려던 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박상은 의원이 주장한 변호사 비용 2000만원 해명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박 의원의 ‘2000만원 미스터리’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박 의원 자신이 직접 챙긴 돈의 액수도 정확히 알지 못한 까닭에 ‘뭉칫돈’의 출처에 대한 의혹만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박상은 의원의 전직 비서로 2008년부터 2012년 9월까지 일했던 장모씨가 17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운전기사 김씨가 3000만원 돈 가방을 불법자금으로 신고한 배경에 대해 입을 열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장씨는 이날 방송에서 “(김씨가) ‘의원님 너무하신다, 너무 심할 정도다’고 주변에 토로해 왔다”며 “박상은 의원을 고발한 후 자신과의 통화에서 ‘(검찰 신고에 대해) 자기가 한 달 동안 고민했던 것이고 크게 결단을 내려 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장씨는 “김씨가 전에도 그런 마음이 있어서 마음에 준비는 했는데 용기를 못 냈던 것”이라며 “돈이나 다른 서류, 그런 문제에 대해 제보를 해야 될까 고민하는 마음을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운전기사 김씨에 대한 조사와 박 의원 및 주변인물들에 대한 계좌 추적 등을 진행한 뒤 조만간 박 의원을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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