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야권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

안철수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후보 양보론’ 등을 언급한 사실을 지적한 후 “문 후보 측에 최대한 빠른 조처를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성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당분간 단일화 협의는 중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문재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혹여라도 우리 캠프 사람들이 뭔가 저쪽에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불편하게 한 일들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안 후보와 직접 통화하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 후보는 “깊은 실망을 했다”면서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처가 필요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 중에 새로운 정치의 모습,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 민주통합당 내에서 문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해 조직이 동원되는 행태를 지목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16일 주요 일간지는 단일화 협상이 이틀째 잠정 중단된 상황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조중동은 단일화 협상 중단을 계기로 또 한번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을 강하게 비난하는 한편, 양측 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6일 단일화 협상 합의 후,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된다면 국정운영 파트너가 되는 것이니까 그전에 인사를 드린 것”이라며 단일화 협상이 재개되면 민주통합당 의원 전원에게 연락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중동은 안 후보가 전화한 의원들이 ‘비주류’, ‘비노무현계’, ‘비문(재인) 진영의원’라고 강조하면서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내 갈등의 틈새를 노리고 공략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먼저 조선일보는 3면 <안, 민주당 의원 30여명에 릴레이 전화>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 선언을 한 뒤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는 등 민주당 조직을 공략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그동안 문재인 후보와 거리를 둬온 ‘비문’ 진영 의원들에 집중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문 후보와 ‘비문’ 의원들 간의 벌어진 틈새를 공략했다고 몰아간 것이다.
 
한편, 16일 조선일보는 사설 <뻔하면서 느닷없는 문-안 단일화 협상 중단>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비난했다.

사설은 “문 후보를 떠받들고 있는 친노세력은 조직 동원력으로 각종 경선 판도를 흔들어 재미를 봐왔다”, “(친노의 조직동원은)정치권에선 뉴스거리도 안된다”며 민주통합당 문 후보 진영을 비아냥댔다.

또한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안 후보가 문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을 때는 국민 여론에서 앞선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중단한 진짜 이유는 자신의 지지세가 꺾이는 조짐이 나타나서라고 보는 게 정치권 시각”이라며 안 후보 진영의 대응도 ‘오로지 이기기 위한 전술’로 폄하했다.
 
중앙일보는 10면 <안철수, 민주당 의원 30여 명에 ‘깜짝 전화’>의 부제를 “노무현계 아닌 비주류 중심”이라고 달고 “노무현계 의원들을 제외한 비주류 의원들이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15일에도 <잇단 양보론…안 측, 노무현계 ‘안철수 고사작전’ 의심>을 3면 헤드라인으로 뽑으면서 ‘안 후보와 노무현계의 갈등 구조’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갈등의 주체를 민주통합당 전체가 아니라 ‘노무현계’로 규정했다.
 
동아일보는 1면 <안측 ‘4인 책임 물어라’ 무언의 압박>에서 “안 후보 측이 문제 삼는 문 캠프 인사는 △이목희 기획본부장 △백원우 전 정무특보 △김기식 단일화방식협의팀원 △우상호 공보단장 등”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안 후보 측이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친노 인사들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면서 “최근 4.11총선의 민주통합당 패배를 놓고 친노 책임론을 거론했던 안 후보는 친노 세력과는 손잡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후보가 최근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연쇄 접촉한 사실도 밝혀졌다”면서 “대부분 민주통합당 경선 과정에서 비문재인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라고 언급했다. 또 “문 캠프 자원봉사자가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 보낸 것을 조직동원이라고 비판하면서 상대 당 의원들에게 손을 뻗치는 것은 무슨 행태냐”고 비판하는 민주통합당 관계자의 주장을 덧붙여 갈등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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