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KBS의 부적격 사장 길환영씨가 정권의 주구 노릇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길씨는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하 검증단)이 준비해 방송 예정이었던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와 탐사보도팀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의 방영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공식선거일을 앞둔 지난 27일 방송예정이었던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는 사측에 의해 결국 불방됐다.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의 불방사태에 대해 KBS사측이 내세운 사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이미 수개월에 걸쳐 준비해온 프로그램으로 지난 20일 편성제작 실무회의를 통해 27일 밤 방송하기로 결정했으나, 사측은 “기획방향 및 방송시점의 적절성 측면에서 기획의 조정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해괴망측한 이유를 내세워 방송을 막았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보도를 기획방향이나 시기의 적절성 운운하며 막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제대로 된 검증보도는 선거시기에 언제라도 필요한 일이며, 공식선거일에 돌입한 뒤라면 더욱 그러하다.

유권자에게 ‘알권리’를 보장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공영방송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이다. 더구나 검증단이라는 역할에 맞게 후보검증 프로그램을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과 시점’을 문제 삼아 불방시킨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마땅히 해야만 할 일이라도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면 절대 못하게 하겠다는 국민에 대한 ‘낙하산’의 추악한 배신에 다름 아니다.
 
본격적인 대선을 앞두고 공영방송 KBS가 벌이고 있는 추악한 ‘친정권, 친박근혜’ 편향 행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선거방송기획단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개최하려던 대선후보 초청 개별 토론회가 박근혜 후보 쪽의 거부로 무산됐는데 이 과정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만이라도 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입장을 밝혔던 KBS 대선TV토론방송위원 5명이 위촉식을 거부하는 사태가 있었다.

또 21일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토론회도 애초 밤 10시에서 11시 15분으로, KBS 단독중계에서 방송3사 공동중계로 제멋대로 변경해 비난을 자초했다. 뉴스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은 축소되거나, 아예 방송에 나가지 못하는 사례는 일일이 거론하면 입이 아플 정도이다. 
 
현재 KBS 보도본부는 벼랑 끝에 서있다. 전 사장 김인규 씨와 함께 KBS를 친정권 관제방송으로 만드는데 일등 공신인 길 씨가 사장으로 있고, KBS기자협회로부터 제명을 당했던 이화섭이라는 인물이 보도본부장으로 똬리를 틀고 있다.

 
이들 머릿속에는 오로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만이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KBS가 어떻게 되든 자신의 호가호위를 위해서라면 국민에 대한 어떠한 배신행위도 감행할 기세라는 기자들의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라면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공영방송 KBS를 역사의 죄인으로 한정없이 타락시키고 싶지 않다면, 또한 KBS의 주장대로 ‘불방’이 아니라면 조속히 재검토를 끝내고 방송을 내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송사가 박근혜에게 서둘러 줄을 섰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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