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최민희 의원실
[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이인호 KBS 이사장이 해방 직후의 친일파 청산을 소련의 지령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야권의 강력 반발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25일 오후 논평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사학자인 이인호 KBS 이사장 임명강행을 두고, 공영방송을 박근혜 정권의 사설홍보기관으로 전락시키겠다는 노골적인 선포라고 비판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이인호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공연한 방송장악 의도를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며 “지난 17일 이사회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는 오히려 '편향된 운동권 역사관'이라고 일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의 프로그램 평가와 논의는 단순한 의견개진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지침이자 부당한 압력으로 이어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이 명백한 방송법 위반인 이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도 '친북좌파의 역사왜곡'이라고 매도했고,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의 강연에는 ‘감동적이었다, 반민족이라고 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까지 했다”며 “그러더니 급기야 이번에는 친일청산이 '소련의 지령'이라는 것이다. 공영방송 이사장이기 이전에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모를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런 상황에서 KBS는 방송법에 따라 공개하게 되어 있는 이사회 속기록 제출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가, 야권추천이사들이 참석하지 않고 있는 이인호 이사장 체제의 이사회에서는 대체 무슨 논의를 하고 있기에 공개하라는 국회의 명령마저 거부하는 것인가. 공영방송 KBS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인호씨는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의 자격미달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 될 자격조차 없어 보인다”며 “이인호씨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즉각 국민 앞에 사과하고 스스로 KBS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인호씨의 망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식민지배와 민족분단이 하나님 뜻’이라고 한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 강연에 대해 ‘감명받았다’고 말한 사람이다. 문창극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이 나라를 떠날 때"라고 까지 말한 사람”이라며 “친일청산이 소련의 지령이었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모두 소련의 지령이라는 것인가? 더 이상 논평할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공영방송은 공정보도와 언론 공공성을 강화하며 국민에게 바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 국민정서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인식과 태도를 가진 사람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넌센스이자 아이러니”라면서 “요즘 인터넷에 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로 ‘웃프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바로 ’웃픈‘ 현실이다”고 비꼬았다.

그는 특히 “중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 장악, 언론 길들이기 의도에 있다. 당초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인호 이사장 임명을 강행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공영방송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 놓을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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