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새누리당 홈페이지
[트루스토리] 김종렬 기자 = 새누리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의 ‘정윤회 동향보고’ 내부 문건 보도를 계기로 촉발된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입을 꼭 다물었다.

만약 똑같은 사건이 노무현 정부에서 발생했다면 이렇게 통일되게 입을 다물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모두가 취재진 앞에서 말 한마디에 신중을 기하려는 모습이었다.

현재까지 공개된 대변인 브리핑과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의 입장을 종합하면, 청와대 내부문건 유출 건에 대해 새누리당은 어떠한 사실관계도 밝혀진 것이 없이 여러 가지 ‘설’이 그저 무성한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수사가 먼저’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야당의 특검이나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의 방향성도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소위 비선라인의 국정 개입 논란의 핵심은, 그 실체보다 보안이 어느 곳보다 중요한 청와대의 내부 문건이 유출된 경위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이번 검찰의 수사가 그동안 수시로 국정을 어지럽히는 의혹 제기에 대해 종결점을 지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입장 표명 이후 검찰의 움직임도 일사분란하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수사는 ‘청와대 문건 유출’과 ‘명예훼손’으로 분리돼 진행되는데, 정치권과 검찰 일각에서는 특수부 정예인력이 투입되는 문건 유출 쪽에 수사의 중심이 실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이란 문건 내용의 진위 규명보다 문건 유출자 색출에 수사가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도 이런 그림을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출된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찌라시(사설정보지)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청와대가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찌라시”라 폄훼한 가운데 친박의 홍문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찌라시 내용이 이러저러하다는 것을 적시한 것”이라면서 “여의도(정가)에서는 이미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고발에 따른 검찰의 수사가 단지 문서유출에만 국한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측근과 비선이 공식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인사를 좌지우지한 사실이 있는지, 국정에 개입하고 전횡을 가해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있는지를 철저히 수사하고 규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