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때부터 성폭행당한 英여성, 대학에서 ‘소멸시효’ 듣고는…

[트루스토리] 이소연 기자 = 여섯살 때부터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20년 후 ‘법의 진실’을 알고 법의 심판대에 의붓아버지를 세우는 용기를 보여줘 전 세계 누리꾼들이 감동하고 있다.

비극적이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왔던 한 기구한 운명의 여성이 무려 20년이 지나 36세가 되던 2011년, 자신을 능욕했던 남성에 대해 마침내 법의 응징을 받게 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이스트 런던에서 정신건강 치료사로 근무 중인 올해 38살의 티나 렌튼(Renton).

지난 12일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티나는 최근 발간한 ‘결코 감출 수 없다’(You can't hide)라는 자서전에서 통해 자신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의붓아버지 데이비드 무어를 법정에 세웠던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고백했다. 이 책에 따르면 데이비드 무어는 티나 렌튼이 6살 때부터 15살까지 무려 13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자행했다.

이 같은 고통을 결코 견딜 수 없었던 렌튼은 어머니에게 관련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어머니는 설상가상으로 “더는 (나에게) 말하지 말라”며 아버지의 범행을 두둔했고, 심지어 딸의 방을 자물쇠를 잠궈 그녀를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어머니는 당시 “의붓아버지가 없으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길거리로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면서 “빚을 갚을 능력도 안되고, 아버지가 없으면 너도, 니 동생도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협박했다. 사실상 티나의 엄마는 딸보다 의붓아버지를 택했던 것. 그리고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의붓아버지 한 사람이었다고.

렌튼은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이 사라졌던 17살이 돼서야 겨우 집이라는 ‘지옥’으로부터 해방이 됐다. 미용사일을 시작하면서 자물쇠로 잠긴 방에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 미용사 일을 하다 결혼한 렌튼은 지난 2006년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녀는 그러나 이번엔 세상과 ‘투쟁’을 해야 했다. 난독증(難讀症)을 앓는 아들이 정규학교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법정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던 것. 이를 위해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에섹스 대학 법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성폭행 범죄에 대한 수업을 듣는 어느 날, 티나의 인생은 바뀌었다. 법학 수업에서 “성폭행 범죄에 공소시효가 없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 것. 법과대학에서 성폭행처벌법을 다루던 한 수업시간. 동료 학생의 질문이 있었고, 그 질문은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꿔버렸다. “성폭행 범죄에 공소시효가 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교수는 단호히 “없다”고 답한 것. 티나의 그 순간 ‘의붓아버지의 범죄’가 생각났다.

그리고 2009년 11월 경찰서를 찾아 20년 전 성폭행 사실을 신고했다. 예상대로 의붓아버지는 혐의를부인했지만 14세 때 자신의 성폭행 피해사실을 직접 들었던 친구와 당시 교사들이 줄줄이 증언에 나섰다. 이듬해인 2010년 겨울, 티나는 강간혐의로 의붓아버지 데이비드 무어가 기소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법원인 다음해, 인면수심의 의붓아버지에게 징역 14년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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