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일베의 방송인증 놀이’를 묵인해주고 즐기는 것 아니냐” 비판 봇물
민언련, ‘일베 콘텐츠 사용 방치한 SBS’ 비판

[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SBS가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콘텐츠를 사용한 방송 사고를 또 다시 일으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SBS <한밤의 TV연예>(이하 한밤)는 영화 ‘암살’ 포스터 속 황덕삼 역 얼굴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합성한 자료를 사용했다. 포스터의 출처는 일베였다.

이날 방송 후 인터넷과 시청자게시판에 비난이 빗발쳤다. 한밤 측은 이에 하루 뒤인 17일 오전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은 “생방송 프로그램의 특성 상 최신영화의 이미지를 급하게 찾는 과정에서 자료에 대한 검증에 소홀히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고화질 영화포스터는 영화전문 사이트나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영화정보란에서도 정식 포스터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SBS가 일베 이미지, 음원을 사용하는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이다.

지난 2013년 3월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일베판 고려대 로고를 썼고, 같은 해 9월 <스포츠뉴스>는 일베판 연세대 로고를, 지난해 10월엔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동자승의 얼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윤복의 ‘단오풍정’ 등을 사용한 바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5월 24일 <8뉴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기 위해 고인의 생전 음성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일베판 ‘MC무현’을 보도 배경음악으로 삽입했다. 이어 7월 30일, 또다시 일베 이미지로 헌법재판소 로고를 내보낸 바 있다.

더욱이 7건 중 3건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한 콘텐츠를 사용해 더 큰 비난을 자초했다.

SBS는 비난이 빗발칠 때 마다 사과와 관계자 징계,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두 공수표임이 증명되었다.

민언련은 논평을 내고 “이제는 SBS 고위직에 ‘일베가 있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마저 나왔다”며 “SBS는 더 이상 입에 발린 사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방심위 심의 결과를 기다릴 것도 없이 사장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8월 19일 KBS 에서도 일베에서 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 이미지가 사용돼 논란이 되었다. 이렇듯 SBS 등 지상파의 거듭되는 일베 콘텐츠 사용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일베는 인권유린과 반민주주, 성차별, 특정지역 비하 등의 온상이다. 지상파가 이런 사이트 출처인 콘텐츠 사용한다는 것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안든 사자 명예훼손 등 방송심의규정을 분명히 위반한 것이다.

민언련은 “이런 방송에 대한 적극적이고, 엄중한 조치가 내려졌어야 했다”며 “그러나 방심위는 단순 실수라거나, 재발방지 약속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솜방망이 심의에 그쳐왔다. 이번 SBS 일밤 사고는 강력한 징계를 주지 않은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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