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메이트’ 양재경 대표가 말하는 대한민국 ‘공유경제’의 비관적 현실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2008년 샌프란시스코의 젊은 디자이너 두 명과 한 명의 개발자가 그들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한 빈방공유 플랫폼, 숙박 예약사이트인 에어비앤비(airbnb)는 지난해 6월19일 자사의 웹페이지에 ‘10million nights booked(1000만 박 예약달성)’이라는 놀랄만한 성과를 인포그래픽을 통해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의 성공한 벤처회사가 촉발한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모델이 서서히 국내에도 전파되기 시작했고, 2012년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유경제모델을 서울시에 도입해 ‘공유도시계획’ 을 선포하면서 빠르게 공론화 되고 있다.
 
뉴욕에서 실제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빈방’ 공유사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고 국내에 돌아와 한국인들만을 타겟으로 숙박예약사이트인 북메이트(vookmate)의 창업자 양재경 대표가 ‘공유경제’, ‘공유도시’에 대해 들려주는 미래는 그러나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일부에선 소유하지 않고 나눠 쓴다는 개념이 한국의 고유정신인 ‘품앗이’, ‘두레’에서 찾을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구의 공유개념도 정착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는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공유경제’ 모델을 이용할 주체는 결국 20-40세대인데 이들은 ‘헌 것’을 싫어하고 자신만의 ‘새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은 취업 준비생이 입사 면접을 보기위해 ‘옷 공유기업’에서 정장을 한 번은 빌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취직하고 난 다음에 또 빌리겠습니까? 면접 준비한다고 성형까지 하는 대한민국에서 유행지난 양복,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입으려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요즘 홈쇼핑에선 10만원에 양복 한 벌을 팔지 않습니까?”
 
양재경 대표가 에어비앤비 모델을 한국화해서 국내에서 서비스를 오픈할 때는 전혀 ‘공유경제’ 개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국내에는 인바운드(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숙박)시장자체가 형성이 힘들 거라 최종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재 제2의 벤처열풍에 힘입어 많은 분들이 공유경제모델을 적용한 회사를 창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대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는 지역에는 하루에도 몇 개씩 게스트하우스가 생기고 있는데 정말 걱정이 됩니다.” 무슨 뜻일까.
 
“작년에 해외 관광객이 1000만명 이상이 유치됐지만 이중 중국인과 일본인이 700만명 가까이 됩니다. 중국인과 일본인의 기본 성향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에 여행을 오면 과연 몇 일을 서울에서 체류하겠습니까? 길어도 3~4일입니다. 그리고 벌써 국내 게스트하우스들의 과대경쟁으로 숙박료가 1만 5000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 평준화 되어 버렸습니다. 3년 후에는 서울의 호텔공실이 1만 여개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국내 게스트하우스, 빈방공유사업은 수익모델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다시 말해 에어비앤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서비스가 되고 있는 지역인 뉴욕은 우리와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전 세계 누구나 한번쯤 가고 싶은 뉴욕은 여행자가 최소 일주일에서 3달까지 체류를 하기에 호텔대체성격인 에어비앤비의 숙소가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낮은 등급의 뉴욕호텔도 성수기에 30만원을 호가하니 10만원 후반대의 숙박요금으로 제공되는 그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이어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 에어비앤비를 ‘공유경제모델’을 가장 성공적으로 달성한 기업이라 규정하는데 이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에어비앤비 이전에도 홈스테이로 불리던 개개인의 빈방, 빈집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의 민간숙박시설을 예약할 수 있는 웹사이트는 많았습니다. 에어비앤비가 혁신적인 소셜 웹사이트를 개발했기에 그들의 성공이 가능했지 ‘공유경제모델’을 처음 실현했기에 그들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시 말해, 에어비앤비가 성공한 이유는 바로 경쟁력 있는 컨텐츠와 여행자와 주인장을 연결하는 소셜적(SNS) 메시지 전달방식에서 나왔지 일반 시민들의 나눔의 문화, 공유경제의 활성화 때문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물론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 개념이 포함된 브랜드 마케팅을 하면서 전 세계의 숙박 컨텐츠를 빠르게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북메이트는 에어비앤비를 벤치마킹하면서 ‘공유경제’개념에 집중하지 않고 소셜(SNS)적 소통방식, 여행자가 현지숙소에 대해 궁금한 점을 숙박업체에 직접 묻고 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웹 서비스방식에 중점을 두었다고 양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에어비앤비와 북메이트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로컬화(Localization)’전략인 한국인특성화 부분이다. 북메이트의 네트워크에는 해외 유명도시의 검증된 한국인 주인장의 게스트하우스만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인 여행자들이 게스트하우스 보다는 호텔, 리조트 등의 숙박업체를 선호하는 지역은 글로벌 호텔공급업자와 직접제휴 계약을 통해 저렴하게 예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인 여행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식’으로 전화 상담을 하는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양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 목표가 아닌 이상 공유경제의 새로움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철저히 한국화해서 한국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갖추고 손님이 ‘왕 노릇’을 할 수 있는 한국적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냉혹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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