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논란 휩싸였던 고경표의 눈물...그를 이념전쟁으로 접근하는 건 ‘무리’

 

[트루스토리] 최성미 기자 = 고경표는 ‘응팔’로 뜨기 전부터 독특했던 배우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으로 활약했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SNS에서 드러난 것으로 판단했을 때, 일방통행적 기질이 강했다.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말이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는’ 신중함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성격을 가진 연예인 혹은 공인들이 종종 ‘실수’를 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가장 그를 괴롭혔던 건 아무래도 여성 혐오 논란과 일베 논란이 있었던 블랙넛의 노래에 호감을 드러낸 사건이 아닐까 싶다. 그는 비판세력에 대해 ‘난독증’이라고 비하했고, 결국 그는 ‘패륜적 가사’로 논란을 일으킨 블랙넛의 사상을 옹호하는 배우가 돼 버렸다.

그렇다고 그를 ‘일베’로 규정할 수는 없다. 사상의 자유를 모두 50년대 전쟁시대처럼 좌익과 우익으로 나눌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좌파가 우파의 사고를 지닐 수도 있고, 우파가 좌파의 본능을 만끽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정치권은 늘상 ‘중도’를 표방하지 않는가.

나영석 피디가 그런 고경표의 아픈(?) ‘과거’를 잘 이용한 것 같다.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또다시 나영석 피디 특유의 ‘과거 활용 기법’으로 고경표에 대해 긍정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응팔’ 때야 ‘그런가 보다’ 하고 연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꽃보다 청춘’에선 연기자가 진짜 연기를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SNS 코멘트’ 논란에 대해 간단하게 입을 열었다.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는 뭉뚱그리듯 넘어갔다. 그런데 그로써는 그럴 수밖에 없다. ‘꽃보다 청춘’이 자기고백 프로그램은 아닌가. 다만 그는 ‘부끄러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 전부터 그는 부끄러웠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는 늘 ‘노란리본’을 달고 다녔다. 이는 분명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을 평가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자신을 평가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는 10일 정도의 여행 기간 동안 진심으로 자신을 되돌아 봤을까. 대중과 팬들은 그의 눈물이 ‘진심’이라고 믿는다.

문제는 눈물에 대한 ‘반발’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대중들에 대해 그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옳을까. 왜 일각에선 여전히 ‘악어의 눈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한번쯤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직선적이고 ‘욱하는’ 성격은 스타가 되는 장애물이다. 철저히 가면을 써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로서 중요한 건 그는 ‘스스로’ 극심한 자책에 가까운 고백을 했다는 것이다. 고경표는 스스로 신분 세탁을 멋지게 했다. ‘응팔’의 반듯한 이미지만 알고 있었던, 그의 ‘치부’를 전혀 몰랐던 대중들에게 그는 당당히 과거를 ‘먼저’ 끄집어 냈다. 또다시 ‘논란’을 일으킨 꼴이 됐지만 이는 털고 가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고백했다. 그리고 ‘못난 사람’이라고 비하했다. 제작진은 그에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이런 그의 행동을 두고 비판할 것은 못된 것 같다. 이 또한 예능이고, 나영석 스타일의 접근법이다. 제작진은 그렇게 그를 ‘힐링 시키러’ 아프리카에 데려갔을 뿐이다. 방송사가 원하는 건 오직 ‘시청률’ 뿐이니까.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