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김종렬 주은희 남진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29일 국회가 여야 합의로 자신의 퇴진 일정을 결정해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일제히 거부하고, 기존대로 탄핵절차를 계속 밟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현 시국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참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내 탓이 아니라 오직 최순실 탓”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이 바란 것은 결단이었지 국회로 공을 넘기는 것이 아니었다”며 “탄핵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담화문은 국회로 공을 돌리려는, 지금 탄핵 정국을 지연하고 모면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과 탄핵의 물결을 잘라버리는 무책임하고 무서운 함정을 국회에 또 넘겼다”며 “대통령 스스로의 책임이나 퇴진 일정은 밝히지 않고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것은 국회는 여야로 구성됐는바 현재 여당 지도부와 어떤 합의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을 한 퉁치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여러 수사를 동원해 국회에 공을 돌리고 있으나 결국 탄핵을 막겠다는 얘기”라며 “국민은 박 대통령의 즉각적 퇴진을 원한다. 탄핵을 앞둔 대통령 꼼수를 경계한다”고 대국민 담화를 비판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정말 국정공백을 걱정한다면,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책임총리 수용과 함께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단 약속을 했어야 한다”며 “여야 정치권에 맡긴다는 건 여야 합의가 안될 것을 예상한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라고 분석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국회에 공을 넘겼다”며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를 한 줄로 요약하면, ‘나는 아무 잘못이 없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날 쫓아낼 시점과 방법에 합의하면 법에 따라 쫓겨나겠다’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를 한 줄로 해석하면 ‘나는 여전히 대통령이며 국회에서 합의를 못하면 임기를 다 채울 것이다’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무소속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은 도대체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고 있다. 국회에 어물쩍 공을 넘겨 시간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본데 어림도 없는 소리”라며 “역시 국민의 기대를 무참하게 저버렸다. 국회는 정기국회 안에 바로 탄핵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개인 성명을 통해 “자기 스스로 퇴진을 결단하지 않고 국회에 공을 던지는 것은 또다른 정치적 술수”라며 “반성없는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 국회는 예정대로 탄핵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담화에 대해 “새누리당 탄핵대오를 교란하고 개헌 논란으로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고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의중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담화 후 기자들과 만나 “초연하게 모든걸 내려놓는 듯 한 그런 말씀을 하셨고, 퇴진요구에 대한 답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탄핵 일정의 원점 재검토를 야당에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주요 당직자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시청한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질서있는 퇴진에 대한 국민의 뜻을 대통령이 받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대국민담화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