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잤는지 안 잤는지 말 안 하면 시합 못 뛴다?” 송가연 추가 인터뷰 충격과 분노 

[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여성 스포츠 스타에게 성관계 여부는 중요한 것일까,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물론 후자다. 하지만 이를 성적으로, 혹은 빈정거림으로 접근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랬다. 갑질은 스포츠계에도 존재했다. ‘성적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함에도 그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하고 비판했다. 그리고 마치 ‘결혼을 했으면, 혹은 임신을 했으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식의 기업 논리를 적용했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스포츠계에도 존재했던 셈이다. 이는 또 다른 성폭력이다. 심지어 정체 불명의 누드 촬영까지 강요했다면 이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송가연 사태는 연예 문제, 스포츠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이고 여성 문제라는 목소리는 그래서 제기된다. 송가연이 남성지 맥심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로드FC를 떠난 이유를 낱낱이 밝히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자신이 겪은 부당성을 고발한 것이다. 마치 돌멩이를 들고 가투(길거리 투쟁)를 벌이는 느낌이다.

 

“운동선수라기보단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 관리됐다”는 요지의 전속계약해지 이유를 비해 ‘성상납’ 발언, ‘걔랑 했냐 안했냐’ 등 각종 성적 모욕과 협박에 대한 폭로가 전해지면서 몰고 온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로드FC는 공식 성명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력한 법적 응징을 예고했다.

또 정문홍 대표 최측근인 개그맨 윤형빈도 반격에 가세하여 세간의 관심을 뜨겁게 달구었다.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는 송가연과 정문홍 대표가 하루 종일 1, 2위를 번갈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인터뷰에는 한 언론사의 기사에서 짤막하게만 언급됐던 ‘세미누드 촬영 강요’의 전말이 드러났다.

송가연은 맥심 이영비 편집장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당시에 겪었던 구체적인 상황을 차분한 어투로 이야기했지만, 그 내용은 “의상은 티팬티 한 장이 전부”, “그 티팬티 마저도 직접 사가지고 오라”고 시켰다는 등 충격적이기는 전날의 폭로 못지않기 때문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송가연이 강요당한 누드 촬영에 대해 전 소속사를 비롯한 로드FC 측은 ‘그런 일은 없었으며, 맥심이 촬영한 화보가 야해서 파토를 낸 적은 있다’는 주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톱 MMA 단체 로드FC 대표로부터 성상납 발언, 누드촬영 강요 등에 시달려왔음을 털어놔 충격을 준 송가연 선수의 단독 인터뷰 마지막 분량이 11일 공개돼 사회적으로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로드FC를 떠나려는 과정에서 받은 협박을 폭로했다.

발단은 같은 소속사 서두원 선수와의 교제 사실을 정문홍 대표가 알면서부터다. 정 대표가 다짜고짜 전화로 “걔랑 잤냐?”고 묻고, “잤는지 안 잤는지 말 안 하면 시합 못 뛰게 한다”고 해서 겁이 났다고 송 선수는 말했다. “그래서 경위를 말씀드리는데, 또 잤냐고 묻더라고요. 성관계를 했는지가 중요해 보였어요. 왜 그걸 말씀드려야하나 싶었지만 시합을 못 뛸까봐 겁이 났어요.” 이에 대해 로드FC 측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잤냐고 물어본 거라 해명했다.

당시 정문홍 대표는 이를 강간으로 간주하고 서두원을 로드FC에서 퇴출시켰으나, 송가연과 서두원은 교제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2015년 결별). 격투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현실판 <달콤한 인생>이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문홍 대표가 강간으로 오해할 소지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송가연은 “저보고 서두원이랑 결혼할거냐고 묻더라고요. 정말 제가 강간당했다고 믿었다면, 강간한 사람이랑 결혼할 거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라고 답했다.

 

송가연은 21개월 전 전속계약해지의 소를 제기하여 최근 승소했으나, 소속사는 즉각 항소하면서 “전속계약은 변함없다”고 주장했다. 송가연은 로드FC를 나가려던 당시, 정문홍 대표가 “너 하나 사회에서 매장하는 거 일도 아니다”고 말한 사실과 함께, 이번 폭로 내용을 지난 2년간 함구한 이유도 털어놓았다.

지난 1월 25일에 송가연을 인터뷰한 맥심 이영비 편집장은 “송가연 선수가 대중의 관심에서 잊힌 지 거의 2년이 흘렀기에 이슈가 될 거라곤 생각 못 했다. 포털에 검색도 안 되는 인터뷰 하나에 유명 인사들까지 나서서 그녀를 비난하고 있어, 꽤나 이례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영비 편집장은 “상대가 거대해서 이 인터뷰가 나가면 분명히 악플도 많이 달릴 거다”고 말하자 송가연은 이에 “욕은 로드FC에 있을 때 더 많이 먹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가연 사진제공 = 맥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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