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 에너지사용 더 많고 탄소배출에 비싼 비용...에코백도 131회 이상 사용해야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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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미혜 기자] 지속가능한 지구의 환경를 위해 1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대안’으로 종이봉투 사용이 권장되고 있는데 과연 종이는 환경 친화적일까?

대답은 '노'(NO)이다. 종이가 환경에 덜 해롭다는 인식과는 달리 종이봉투 제작을 위해선 에너지가 사용되고 온실가스가 배출돼 비닐봉투와 마찬가지라는 것.

최근 미국에서도 비닐봉투 사용 제한이 확산되면서 종이봉투와 비닐봉투의 친환경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주의회가 내년 3월부터 1회용 비닐봉투 배포를 금지하는 대신 종이 봉투를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법안을 1일 처리할 예정이다. NYT는 이에 대해 “종이냐 플라스틱이냐는 환경적 딜레마”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부패하는 데 수세기가 걸리는 비닐봉투는 미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중 12%를 차지하며 연간 1억장 가량 소비돼 무서운 폐기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이 환경 보호 및 자원 절약 등을 이유로 지난해 금지 법안을 만들어 처리 중이다. 미국 전체로는 2016년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미국 50개 주 중 2번째다.

NYT는 그러나 '대안'으로 선택된 종이가방도 만만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제작을 위해 비닐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필요해 지구 온난화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탄소 배출의 관점에서 보면 종이가방이 더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1년 영국 환경부가 생산 공정 단계를 조사해 보니 종이 봉투를 3개 사용할 경우 1회용 고밀도 폴리에틸렌 비닐봉투 1개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나마 비닐봉투는 재사용이 가능하고 실제 흔하게 여러 번 사용되지만, 종이봉투는 1회만 사용되고 재활용 용지나 퇴비화 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종이봉투나 플라스틱봉투 등의 문제 보다는 육류·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숲을 파괴하는 행위가 훨씬 더 큰 문제라고 NYT는 지적했다. 또 다른 대안인 에코백(면 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면화 경작 과정 등에서의 탄소배출량 등을 감안하면 1회용 플라스틱 비닐봉투 하나보다 더 적은 온난화 영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해선 131회 정도는 사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NYT는 "슈퍼마켓에서 산 1파운드의 고기는 일회용 비닐봉투보다 지구 온난화에 약 25배의 영향을 미친다"며 "만약 개인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다면 (육류를 줄이는) 식생활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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