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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변호사 유강근의 산촌일기 ①] 봄의 전령사 '눈개승마'
[농사짓는 변호사 유강근의 산촌일기 ①] 봄의 전령사 '눈개승마'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19.04.1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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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유강근변호사는 사시38회 출신으로, 서울에서 ‘법무법인 백두 대표변호사’ 등을 지내다가, 수년간의 준비 끝에 강원도 양양군으로 귀농하여, 양양에서 ‘변호사유강근법률사무소’를 개설하여 농사와 변호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유변호사는 뉴스퀘스트 독자들에게 산촌생활의 즐거움과 한가함을 전해 줄 것이다.]

눈개승마의 꽃 – 2018년 5월 말, 좀 일찍 피었다. 보통 꽃이 저렇게까지 눕지 않는데, 경사지라 그런지 더 심하게 누웠다. [사진=유강근 변호사]
눈개승마의 꽃 – 2018년 5월 말, 좀 일찍 피었다. 보통 꽃이 저렇게까지 눕지 않는데, 경사지라 그런지 더 심하게 누웠다. [사진=유강근 변호사]

[뉴스퀘스트=유강근 변호사] 한 15년전 쯤이었나. 시골 텃밭에 아이들 교육용으로 작은 야생화꽃밭을 만든 적이 있었다. 야생화에 빠져 산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도감을 뒤져 이름을 알아내곤 하던 시기였다. 그즈음 막 야생화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이 생겨났다. 정부에서도 도로변이나 공원에 팬지, 페추니아, 데이지 같은 외래종 화초 대신 원추리, 붓꽃, 벌개미취 같은 야생화 심기를 권장하여 농가들을 지원했었다.

텃밭에 심을 야생화 모종을 구입하기 위해 마침 야생화 붐을 타고 곳곳에 생겨난 충북 진천, 경기도 양평 등지의 야생화농장으로 다니곤 했다. 이 때 강원도 양구에서 야생화농장을 하시는 분을 알게 되었다. 이 때 인연으로 농장 사장님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데, 그분을 통해 눈개승마란 식물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엔 식물명으로 눈개승마로 접한 게 아니라 ‘삼나물’-지금도 보통 이렇게 부른다-이란 이름으로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이 식물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그 분이 이 식물을 심어보라고 권하면서 나물로 먹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한 말씀이 생각난다. 당시에는 다른 야생화 모종에 비해 조금 비싼 것으로 기억되는 가격에 10포기 정도 구해다 마당에 심은 적이 었다(이런저런 사유로 그 텃밭에서 철수하게 되어 당시에는 맛도 보지 못하였다).

한참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식물은 울릉도에서는 예전부터 삼나물이라는 이름으로 식용하여 왔고, 육지에서도 고산 지대에 자생하지만, 취나물이나 고사리 같이 나물로 채취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처음 들을 때 삼나물이란 이름은 그런대로 뭔가 익숙하게 들리지만 눈개승마란 이름은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눈’은 사람의 눈, 또는 겨울의 눈이 연상되기도 하고, ‘개’자가 붙었으니 개살구, 개복숭아처럼 못 먹거나 맛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유래를 알아보니 ‘누운 개승마’라는 뜻이다.

승마라는 식물이 있다. 미나리아재비과(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은 대체로 독성이 있는 식물로, 식용으로 쓰지 않고 약재로 쓰인다)로서 대개 여름 또는 초가을에 무수히 많은 하얀 꽃이 꼿꼿이 선 채로 핀다. 승마, 개승마, 눈빛승마, 왜승마, 황새승마, 촛대승마 같은 것들이 있다. 승마란 말타는 게 아니라 오를 승(昇), 삼 마(麻)로 잎은 삼잎 같고 약재로 쓰일 때 양기를 상승시킨다고 하여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내 생각엔 꽃이 하늘로 치솟듯 꼿꼿이 선다고 하여 붙인 이름 같기도 하다. 개승마가 앞에 ‘개’자가 붙은 것은 약재로도 쓰이지 못하여 그렇게 붙인 게 아닐까도 생각되나, 개승마는 하나의 꽃대에서 부채 모양으로 다시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꽃모양이 여느 승마와는 좀 달라서 개승마라고 한다나.

2019년 3월 – 눈개승마의 새순, 이 정도 자라면 새순을 밑동에서 잘라 수확한다. [사진=유강근 변호사]
2019년 3월 – 눈개승마의 새순, 이 정도 자라면 새순을 밑동에서 잘라 수확한다. [사진=유강근 변호사]

식물학적으로 눈개승마는 장미과(장미과 식물은 대부분 독성이 없고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과실은 장미과이다)로 승마란 식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식물에 약간의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잎모양을 보면 이 식물이 장미과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다만 꽃의 모양이나 피는 시기가 비슷하여 개승마의 이름만 빌려왔다. 다만 꽃대가 약간 처지듯 눕는다고 해서 누운 개승마에서 눈개승마가 된 것이다. 지역에 따라 눈산승마라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야생화는 이처럼 이름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세상의 모든 꽃들은 다 이름에 그럴듯한 유래나 사연이 있다.

눈개승마는 10여 년 전까지는 주로 울릉도에서만 재배되었다. 생산량이 극히 소량이라 시장이나 마트 등에서는 보기 힘들었고 주로 일부 호텔식당 등에 납품되었다고 한다. 상당히 고급나물로 대접을 받았다. 수년전부터 육지에 종자와 모종이 널리 보급되어 현재는 전국 곳곳에서 많이 재배되고 생산·판매된다.

울릉도에서는 잎이 삼잎 같다고 하여 전통적으로 삼나물이라 불렀지만, 요즘 인터넷을 보면 나물맛이 인삼, 쇠고기, 두릅 세 가지 맛이 난다 하여 삼나물이라고 설명한다. 장사속이 가미된 해설 같아 보이긴 한다. 하지만 그 이름에도 걸맞게 맛있는 나물임엔 틀림없다. 쇠고기맛은 말려서 묵나물로 먹을 때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장미과식물이어서 향이 진하진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식감이 아주 좋다. 산나물 중에선 가장 일찍(3월말부터 4월초) 수확하는 나물이며, 땅속에서 새순이 약 10센티미터 전후로 자랐을 때 순 전체를 잘라 나물로 먹는다.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어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며, (초)무침이나 찌개용, 장아찌용으로 두루 즐길 수 있다.

2019년 3월 – 수확한 눈개승마. [사진=유강근 변호사]
2019년 3월 – 수확한 눈개승마. [사진=유강근 변호사]

눈개승마는 나무가 아닌 풀(초본류)에 속하지만 다 자라면 키가 1미터까지 자라 작은 나무같은 느낌을 주는 풀이다. 반면에 아주 작은 꽃이 무수히 달리는 특성상 가을에 떨어지는 씨앗은 먼지처럼 작다. 3,4년을 키우면 수확이 가능한 상태가 되고, 한자리에서 10년 가까이 해마다 여러 다발의 새순을 내밀어, 입맛을 다시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기특한 식물이다.

2018년 5월 – 눈개승마 밭. [사진=유강근 변호사]
2018년 5월 – 눈개승마 밭. [사진=유강근 변호사]

봄 산나물은 요즘은 하우스에서도 많이 재배한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채취할 수 있는 나물 중 눈개승마는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봄나물이다. 이른 봄 겨우내 군둥내 나는 입안을 상큼하게 입가심하고 싶은 식도락가에게 눈개승마는 놓칠 수 없는 봄의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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