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 영남선연문집번역사업 지원받아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사진=한국국학진흥원]

[뉴스퀘스트=이지현 기자] 오봉(梧峯) 신지제(申之悌, 1562∼1624) 선생의 문집이 번역 발간됐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은 지난 7월 경상북도의 영남선현문집번역사업비 지원을 받아 ‘오봉선생문집’ 두 책을 번역,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번역한 ‘오봉선생문집’은 경상북도 의성군 출신의 학자이자 관료로서 선조, 광해군, 인조 초에 활동한 신지제(申之悌, 1562∼1624)의 문집이다.

그의 자는 순부(順夫)이고, 호는 오봉(梧峯) 또는 구로(龜老)이며, 본관은 아주(鵝洲, 시조 신영미)이다. 사후에 장대서원(藏待書院)에 제향됐다.

‘오봉선생문집’은 원집 7권·부록 2권(합 4책), 별집·연보(합 1책) 등 모두 5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시(詩)가 449제로,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비롯, 교유 관계, 향촌의 생활상을 잘 보여 주고 있으며, 특이한 소재가 많다.

오봉 신지제는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었다. 문과에 갑과로 급제하였을 때 류성룡이 ‘제일인물(第一人物)’로 그의 인품을 높이 평가할 정도였다.

내직으로 사간원 정언·예조 좌랑·사헌부 지평 등을 역임하였으며, 예안 현감으로 재직할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안동 부사를 겸직하면서 관군을 이끌고 왜적을 막았다.

의병 활동을 지원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으며, 정유재란 때에는 곽재우와 뜻을 같이하기도 했다.

사헌부 지평으로 있으면서 임금에게 올린 차자(箚子)에는 그의 올곧은 선비의 풍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거울이 밝아지고 저울대가 평형을 이루는 것처럼 임금이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로 잡아서, 현명한 자와 간사한 자를 혼동하지 않고 공과 사를 뒤섞지 않으며 많은 이들의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진 사람을 가려 뽑아 직무를 맡기고 유능한 자에게 자리를 주며 인재 등용은 공정하게 해야 합니다.” 임금 앞에서 임금의 공정함이 국가의 안정을 가져온다며 당당하게 외치는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또 국가의 공적인 문장을 담당하는 지제교(知製敎)로 있으면서 국가 통치와 관련한 문장을 담당하였고, 사우·지방관·하급 관료들과도 폭넓게 시문을 주고받은 문학가였다.

또한 지방관으로서도 탁월한 공적을 남겼다. 백성들의 고통에 가슴 아파하고 선정을 베풀었으며, 학교를 일으켜 인재를 양성했다.

그의 학문은 영남의 여러 학풍을 흡수했다. 소년 시절 퇴계학맥의 김언기(金彦璣)에게 배우고, 그 뒤 김성일(金誠一)을 스승으로 모셨다.

한편으로 장현광(張顯光)을 종유했고, 남명학맥의 학자들과도 교유했다. 따라서 그는 경상좌도와 우도의 학맥을 소통시킨 인물로 17세기 초반 영남학맥에서 이채를 띠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매년 25종 이상의 국역을 진행하며, 20책 이상의 번역서를 간행하고 있다.

한문교육원 1기 졸업생인 김기엽·김홍구·천성원 고전국역위원이 번역했다. 교열은 안정 한문교육원 교수가, 해제는 심경호 고려대 교수가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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