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에 머물지 않고 달걀 유제품 해산물까지 다양
첨단기술 적용한 푸드테크 대체식품개발의 촉매제

[사진=동원F&B]
[사진=동원F&B]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사람이든 동물이든 먹어야 산다.

먹거리에 대한 욕망, 식욕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리고 식욕은 삶을 지탱하는 필수요건이다.

인류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생산성 증대를 통해 먹거리 걱정은 다소 덜었다.

그러나 아직도 빵 한 조각이 없어 굶어죽는 어린이들이 수백만에 달한다.

따라서 먹거리 걱정 없는 지속가능한 삶은 인류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원료 기반의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학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동물성 단백질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건강이나 동물복지, 지속가능성 등을 이유로 동물성 식품 소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리듀스테리언(Reducetarian)’도 등장했다.

기존 육류에 국한됐던 대체식품 카테고리가 달걀, 유제품, 해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빠르게 확장 중이다.

첨단기술을 적용한 ‘푸드테크(Food-tech)’ 역시 대체식품 개발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삼정KPMG는 최근 ‘뉴스레터 6월호’를 통해 ‘식물성 고기, 대체식품의 성장을 주도하다’는 주제로 육류 대체식품 시장에 대한 현황 기사를 실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김수경 책임연구원은 “육류는 대체식품 시장에서 단연 성장세가 눈에 띄는 핵심 분야”라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자료를 인용 “오는 2023년까지 글로벌 대체육류 시장은 229억 달러에 이르며, 2010년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흔히 ‘식물성 고기(Plant-based meat)’로 불리는 대체육류는 동물성 고기를 대체할 먹거리로 주로 콩 단백질을 기반으로 제조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오늘날의 식물성 고기는 채식주의자를 위해 그동안 제조된 스펀지 같은 식감의 ‘콩고기’와는 전혀 다르다”며 “단순히 전통적 고기 모양을 ‘흉내’내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첨단 원료와 기술이 결합해 고기의 식감과 모양, 맛이 비슷한 대체육류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영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는 앞으로 10년 이내 대체육류가 전체 육류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푸드테크 기업 간에 진짜 고기같은 ‘가짜고기’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육류 대체식품을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주요 기업의 혁신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출처= Pitchbook(2020년 4월 기준), 삼정KPMG 경제연구원
출처= Pitchbook(2020년 4월 기준), 삼정KPMG 경제연구원

특히 미국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 두 기업은 대체식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욘드 미트

지난 2009년 설립된 비욘드 미트는 빌 게이츠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투자했다고 해서 한때 뉴스가 되기도 했다.

2019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고 현재 시가총액만 수 조 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욘드 미트는 각국의 많은 기업이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와중에도 중국의 스타벅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존 북미 지역을 넘어 아시아 권역의 식물성 고기 시장으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임파서블 푸즈

콩의 뿌리혹에서 식물성 유기철분 ‘헴(heme)’을 추출해 고기의 향과 맛, 육즙까지 구현해내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며 주목받은 임파서블 푸즈 역시 빌 게이츠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미국 래퍼 제이지(Jay Z)와 가수 케이티 페리(Katy Perry) 등이 투자해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ICT전시회 CES2020에서 임파서블 푸즈는 식물 성분의 돼지고기 제품을 선보이며 식물성 돼지고기 제품의 성공적 데뷔 또한 마쳤다.

▲미국와 네덜란드의 대체 식품업체

미국의 리벨리어스 푸즈(Rebellyous Foods), 더 베터 미트(The Better Meat)사는 치킨너겟, 치킨스트립 등 식물성 닭고기 제조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네덜란드의 라이벌 푸즈(Rival Foods)는 콩, 밀, 해바라기씨 등을 활용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식물성 대체육과 대체생선을 제조한다.

아직까지 많은 기업이 다진 고기로 된 분쇄육 형태의 식물성 고기 제조에 나서고 있다면, 라이벌푸즈는 고기 고유의 결과 식감을 살린 덩어리 형태로 제조해 육즙까지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선점에 나서는 글로벌 식품기업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식물성 식품 관련 업체에 투자하고 M&A를 추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네슬레는 2017년 스위트 어스(Sweet Earth)를 인수하며 식물성 대체육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미국 대규모 축산 기업 타이슨 푸드는 2019년 레이즈드&루티드(Raised & Rooted)라는 대체육 브랜드를 론칭하고, 100% 식물성 고기 제품과 더불어 동물성과 식물성 성분을 혼합한 ‘블렌딩(Blending) 고기’ 등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적인 곡물업체 카길은 수 십 년간 축적한 곡물 거래 및 원료 수매 등에 대한 자사 노하우를 살려 완두콩과 콩을 기반으로한 햄버거 패티, 타코 및 스파게티 소스용 분쇄육 형태의 식물성 고기를 개발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공격적인 활동에 비해 국내 대체식품 시장은 극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동원, SPC, 롯데 등 국내 주요 식품 대기업을 필두로 자체 연구개발을 강화하거나 수입 식물성 고기 브랜드의 수입·판매를 개시하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푸드테크와 진화하는 대체육류, 미래의 먹거리는?

김 연구원은 ”지난 2월, 디즈니가 임파서블 푸즈가 만든 식물성 고기가 들어간 햄버거, 핫도그 등을 디즈니 리조트·테마파크 등에서 판매할 계획을 발표했다“며 ”전 세계 사람이 드나드는 디즈니랜드에 식물성 고기 공급이 확대되면서 대체육류의 대중화는 더욱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또 “식품과 푸드테크가 결합하면서 가축의 세포 조직을 복제해 만들어진 ‘배양육(세포배양고기, Clean Meat)’도 등장했다”며 “이는 진짜 고기의 맛과 질감을 살리기 위해 살아 있는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세포공학 기술로 생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생산 비용이 높아 상업적으로 제조되고 있지는 않지만 가까운 시일 내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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