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도시내 부지 기증하고 "아파트 5000여세대 짓게해 달라"

한전공대 입지로 선정된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908 일원(부영 CC 일부 및 주변 농경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전공대 입지로 선정된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908 일원(부영 CC 일부 및 주변 농경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부영그룹이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에 한전공대 부지를 기증한 것은 역시 '꼼수'였나?

부영그룹이 빛가람혁신도시내 골프장을 한전공대 부지로 기증하면서 잔여지에 5000여 세대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제출해 논란이다.

부지 기증의 의미가 퇴색한 것은 물론이고, 업체 특혜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나주시에 따르면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부지로 기증하고 남은 잔여지(35만2000여㎡)에 아파트 5328세대를 짓겠다며 도시관리계획 입안서를 제출,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해당 부지는 부영그룹이 지난 2011년 전남개발공사로부터 450억원에 분양받아 골프장(18홀)을 조성한 곳이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8월 전체 75만㎡ 중 한전공대 부지로 40만㎡(감정가 806억원)를 기증했다.

도시계획 변경은 골프장 땅을 내준 만큼 대신 자연녹지(체육시설)인 잔여지 용도를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게다가 부영주택은 아파트 세대수를 결정하는 용적률과 최고층수를 같은 혁신도시 내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 높게 제출해 특혜 시비에도 휩싸였다.

부영주택이 낸 변경안은 용적률 179.94%, 최고 층수 28층인데 혁신도시 내 타 아파트 용적률(175%)과 최고층수(25층)와도 비교가 된다.

부영그룹이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그룹 사옥에서 한전공대 부지 기증식을 하고 있다. [사진=부영그룹 제공]
부영그룹이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그룹 사옥에서 한전공대 부지 기증식을 하고 있다. [사진=부영그룹 제공]

또 5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겠다면서도 유치원과 초등학교 부지로 1만5000㎡만 내놓겠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전남도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초중고 설립 부지로 5만7000여㎡를 배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주택 측은 애초 안에는 학교 부지 자체를 한평도 넣지 않았다가 겨우 법적 기준인 초등학교 부지만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전공대 설립에 사활을 걸었던 나주시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부지를 기증한 부영주택이 아파트를 지어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과도한 특혜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감정가 800억 정도의 땅을 기부하고 골프장 운영을 포기한 점 등을 감안해도 애초 아파트를 단 한 채도 지을 수 없는 땅에 5000세대 이상 짓는다면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나주시의 환경영향평가, 주민과 시의회 의견 수렴,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마치면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규모 조정 등이 결정되는 셈이어서 전남도의 결정이 주목된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혁신도시 아파트 건설은 지역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 등을 고려한 계획으로 입안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중고교는 6000~9000세대당 1곳씩 설치하게 되어 있고 교육부가 학생수용계획 등을 판단해 신설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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