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해찬·이낙연 등 당 중진 사과 잇단 사과로 사태 수습 나서
野, 민주당 행태 비판 속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후보 내지 마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논란에 대해 적극 진화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번 통절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으로서는 아시다시피 고인의 부재로 인해서 현실적으로 진상조사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피해 호소인의 뜻에 따라 서울시가 사건 경위를 철저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 호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당사자의 고통을 정쟁과 여론몰이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도 강훈식 대변인을 통해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유력한 당권·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낙연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박 전 시장)을 보낸 참담함을 뒤로하면서, 이제 고인이 남긴 과제를 돌아봐야 겠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의 말씀을, 특히 피해를 하소연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절규를 아프게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께서 느끼시는 실망과 분노에 공감한다"며 "피해 고소인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처절하게 성찰하겠다. 당과 제가 할 일을 마땅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며 "관련되는 모든 기관과 개인이 진상규명에 협력해야 한다. 민주당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피해 고소인의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소인과 가족의 안전이 지켜지고 일상이 회복되도록, 경찰과 서울시 등이 책임 있게 대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당권 도전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과 민주당 내 여성 의원들도 사과와 함께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할 의사를 전했다.

민주당 내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민심을 다 잡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하락 추세에 있어 이번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미래통합당은 이번 사태를 국면전환의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 민주당이 오늘에야 사과 입장을 밝혔다. 아마 들끓는 여론에 못 견뎌서 영혼 없이 반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 당헌에 당 소속 선출직이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열리는 재보궐 선거에는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며 내년 4월 치러질 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도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비교적 낙관적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특히 박 전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0일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 진상규명을 위해 특임검사·특별수사본부에 의한 수사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상에서는 박 전 시장과 관련된 논란을 두고 진영갈등이 커져 가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맹렬한 비판을 하고 있는 반면, 박 시장을 옹호하는 진영에서는 고소인과 그를 변호하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 등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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