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00% 보유 완전 자회사 형태로 설립...총수일가·금융계열사 출자는 금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정부가 논란을 빚고 있는 대기업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소유를 결국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업 총수와 계열 금융사의 출자는 제한을 두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일부 여당 의원들이 지적한 "금산분리의 원칙에 위배 소지가 있고, 기업 총수가 다른 사업에도 과도한 지배력을 확대할 우려 등이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경제장관회의에서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다만 금산분리 원칙 완화에 따른 부작용은 엄격히 차단할 수 있도록 사전적·사후적 통제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였다.

정부는 일반지주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형태로 CVC를 설립하도록 했다.

기존 벤처캐피탈 형태인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혹은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유형으로 설립이 가능하다.

일반지주회사가 보유한 CVC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 차입이 가능하며, 펀드를 조성할 때 외부자금은 조성액의 40% 범위에서만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펀드 조성시 총수일가, 계열회사 중 금융회사로부터의 출자는 금지한다. 총수일가 관련 기업, 계열회사, 대기업집단에는 투자를 금지한다.

또 CVC는 원칙적으로 '투자' 업무만 가능하고 다른 금융업무를 하면 안된다.

정부는 연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 허용을 입법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주요 선진국은 대기업의 CVC 소유를 허용하고 있으며 실제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한 구글벤처스는 우버 등 다수의 투자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등 CVC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대기업 자금의 벤처투자 확대, 회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벤처투자 선순환 생태계 구축, 우리 경제의 혁신성·역동성 강화를 위해 오랜 논의를 거쳐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소유 추진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활성화 방안을 강조하며 "CVC도 조속히 결론을 내고 도입해서 혁신성 높은 벤처기업에 시중의 유동성이 유입되는 환경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벤처캐피털 규제완화는 혁신인가? 재벌특혜인가?' 토론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벤처캐피털 규제완화는 혁신인가? 재벌특혜인가?' 토론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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