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대면 8.4% 줄였지만 온라인서 4.3% 늘려...중간층 소비 가장 크게 줄어

휴일인 지난 2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휴일인 지난 2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의 전반적인 소비가 크게 위축됐지만 부자들은 자동차를, 중산층은 가구와 가전 구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면서 대면소비 감소폭을 일정 부분 메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창우 연구위원과 조덕상 전망총괄은 11일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가계의 소비행태가 예년과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 작년 대면소비 8.4% ↓ ·비대면 소비 4.3% ↑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총소비는 4.4% 감소했다.

대면소비가 8.4% 줄었지만 비대면소비가 4.3% 늘면서 총소비 감소 일정 부분을 상쇄한 것.

대면소비 비중은 지난해 65.5%로 2011~2019년 평균인 68.5%보다 3%포인트 감소했고, 비대면소비 비중은 같은 기간 31.5%에서 34.5%로 커졌다.

통상 경제위기에서 가계는 내구재 구입을 미루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지만 지난해에는 지출 총량을 줄이기보다 대면소비를 비대면소비로 바꾸는 방식으로 다른 패턴을 보인 것이다.

실제 내구재 소비행태를 보면 이런 모습이 눈에 띈다.

가계의 실질 내구재 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0.2%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에는 오히려 19.7% 증가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그래픽=연합뉴스]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그래픽=연합뉴스]

◇ 상위 20% 고소득층, 자동차 구매 27% ↑

지난해 가계의 소비지출은 2.8% 줄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에서만 2.8% 늘고 나머지 분위에선 모두 줄었다.

증감률로 보면 중간층인 3분위가 -6.8%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시장소득이 줄었고 정부의 선별 지원 대상에서도 배제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소비지출을 0.8% 줄이는 데 그쳤다.

일상적인 대면 소비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자들은 '보복소비'로 내구재를 샀다.

가계의 평균 내구재 지출은 16.4% 늘었다. 5분위가 19.6%나 지출을 늘린 결과다.

내구재 중 자동차 등 운송기구 관련 지출은 17.2% 늘었다. 5분위에서 지출을 27.4%나 늘리면서 일방적으로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가구·가전 소비도 15.1% 늘었는데 중산층인 3~4분위가 8.7% 늘렸고, 5분위도 6.5%를 늘려 나타난 결과다.

◇ 낮은 이자율이 소비위축 완충...완화적 통화정책 필요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빠르게 잦아들 경우 올해 가계소비 증가율은 예상했던 것보다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 경우 대면 소비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비대면 소비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나타난 소비 구성의 변화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집단면역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소비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낮은 이자율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완충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가계소비를 비롯한 경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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