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회 독립기념일 맞아 백악관서 대규모 행사..."코로나19 어둠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아직 낙관적 기조 펼치긴 일러...전체감염 중 델타변이 '25%' · '70% 백신접종' 목표 미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변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축하행사에서 "미국이 돌아오고 있다고 우리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며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거대한 진전을 이뤘다"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날 '완전한 정복'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신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더는 지배하지 못하며 우리의 나라를 마비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라며 미국의 방역 성과를 칭찬했다.

이어 "올해 독립기념일은 우리가 팬데믹과 격리의 해, 고통과 공포, 가슴 아픈 상실의 해의 어둠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것을 특별히 축하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변이 바이러스 등 새 변수가 등장한 만큼 완전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미국)가 바이러스에 대한 우위를 얻은 것은 사실이나 오해는 금물"이라며 "코로나19는 완파되지 않았고 델타 변이와 같은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연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잇따라 공개된 관련 수치들을 의식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245회 독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응급구조사와 소방관 등 코로나19 초기 대응 요원과 보건의료 등 필수 근로자, 군인 가족 등 약 1000명을 백악관으로 초대, 바비큐 파티와 불꽃놀이로 독립기념일과 백신 접종 상황을 기념하고 이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 초대된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마시는 등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은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참석자들은 백악관 행사가 진행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전체 감염자의 25%에 달한다.

백신 접종도 당초 계획된 일정보다 늦춰지고 있는 추세다.

CDC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미국 성인 중 백신을 1회라도 맞은 사람은 67.0%로 집계됐다.

앞서 미 정부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전체 성인 인구의 70%에게 최소 1회 코로나19 백신을 맞힌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최근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수 주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특히 18~26세 성인의 접종이 큰 과제"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연설을 통해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접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애국적인 일"이라며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해달라고 촉구했다.

4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미 국회 의사당 주변 도로인 '컨스티튜션 애비뉴'에 행진을 하는 등 미 독립기념일에 맞춰 다양한 축제에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미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독립기념일을 계기로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분위기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항공기 여행에 나선 사람을 219만6411명으로 코로나 대유행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미자동차협회는 최근 독립기념일 연휴기간인 이달 1~5일 동안 자동차 여행객이 사상 최대 규모인 4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4150만명보다 많은 숫자다.

애디트 네루커 하버드 의대 박사는 "독립기념일이 코로나19 확산의 발원이 될까 걱정"이라며 "마스크 없이 식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행동은 델타 변이를 퍼뜨리는 배양 접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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