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미국 내 집단소송 합의안...수수료 감면 3년 유지 등 7개 정책 발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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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 이외에 자체 앱을 통해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앱 결제`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애플이 한발 뒤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각) 미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애플이 자사의 뉴스룸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앱스토어 정책 변경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애플의 인앱 결제에 대해 불공정 소송을 제기한 미국 앱 개발자들과 합의한 데에 따른 결과다.

이번에 합의한 내용의 핵심은 앱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 이외 자체 앱 결제 방식을 허용한 것이다.

그동안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유통하는 경우 인앱 결제 이외 다른 결제 경로를 이용하지 못하게끔 제한했다.

또한 애플은 앱 개발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앱 자체의 결제 등 외부 결제 경로에 대해 안내하는 것도 금지했다.

개발사들이 외부결제를 이용하면 인앱 결제 수수료(최대 30%)를 애플에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만, 애플이 이를 막아둔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글로벌 게임업체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다며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애플의 정책이 앱 마켓 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집단 소송으로 이어진 것.

이에 애플은 외부결제를 허용하는 것으로 개발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의 정책 변경에 대해 "애플은 지난 6월 업데이트된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개발자들이 앱 외부에서 고객과 통신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지만, 입 내부에서 얻은 정보를 사용해 결제 옵션에 대해 연락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합의안이 승인되면 해당 제약이 사라져 개발자들이 사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개발자들과 합의한 내용은 △ 연 매출 100만달러(11억7000만원) 미만 사업자에 수수료 감면 혜택(30%→15%) 3년 유지 △ 다운로드, 별점 평가, 텍스트 연관성 등 객관적 지표 기반의 앱스토어 검색 시스템 3년 유지 △ 이용자에게 앱 외부 결제 방식 정보를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 허용 △ 구독, 인앱 결제, 유료 앱에 대한 가격 수를 100개 미만에서 500개 이상으로 확장 △ 앱 승인 거부에 대한 이의 제기 절차 유지 및 설명 강화 △ 앱스토어 연간 투명 보고서 작성 △ 소규모 미국 개발자들을 위한 기금 설립 등 총 7가지다.

애플은 이번 합의를 통해 앱스토어가 개발자들에게 더 나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앱스토어를 총괄하는 필 쉴러는 "앱스토어는 이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하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받는 공자이자 개발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며 "앱스토어의 궁극적인 목표와 모든 이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이번 합의에 함께 노력을 기울은 모든 개발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CNBC는 "애플이 이번 합의와 별개로 전 세계 규제 당국으로부터 앱스토어 정책과 인앱 결제 수수료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다"며 "에픽게임즈와의 재판 결과는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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