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 후보 선출 2주 앞 총력전... 수위 넘은 진흙탕싸움
국민의힘 내부서도 "두 후보 간 감정싸움 '공멸'로 이어질라" 우려

이재명-이낙연 회동, '원팀' 속도... 지사직 사퇴 후 본격 대권 행보
이재명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일꾼이 되고자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상대방 부인까지 싸움판에 등장시켰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빅2'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난타전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상대방을 향한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캠프는 물론 두 후보 간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종 후보 선출을 약 2주 앞두고 마지막 총력전을 벌이며 생긴 파열음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정치권의 평가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간 공방은 이전투구에 다름 아니다. 캠프 참여 인사를 놓고 펼쳐진 공방은 급기야 두 후보의 부인까지 소환했다.

홍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윤 전 총장의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에 대해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간다"며 "줄 세우기 구태정치"라고 포문을 열었다.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겨냥,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 분들은 참 측은하다"고 저격한 것이다.

윤 전 총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답변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 측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의원의 주장은) 원팀 정신을 해치는 자해행위"라며 "과거에 공천을 무기로 줄 세우기를 해봤다는 홍 후보의 자기 고백"이라고 반격했다.

이날은 논란이 됐던 '개 사과' 인스타그램 글을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게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어졌다. 서로의 부인을 겨냥해 포문을 연 것이다.

윤 전 총장도 곧바로 반격했다. 취재진에게 "어떤 분들은 가족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며 홍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홍 의원 후원회를 부인 이순삼씨가 맡은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개 사과' 논란과 관련해 김건희씨 관여 논란이 불거지자 홍 의원을 향해 역공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검건희씨) 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글을 올리며 반격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끄집어낸 것이다.

또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윤 전 총장)의 입은 꼭 ‘개 사과’할 때하고 똑같다”며 “부끄러움이라도 알아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두 후보 간 공방이 선을 넘으며 격화하자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당내 인사는 “정책과 비전은 없고 비방, 막말에 상대 부인까지 끌어들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본경선 여론 조사 문구와 관련 '양자대결', '4지 선다형'을 놓고 벌이는 룰의 전쟁도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다. 

홍 의원은 경선 룰과 관련해 '중대 결심' 운운하며 당의 경선관리위원회를 압박했다. 전날 페이스북에서 "기상천외한 여론조사를 고집한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중대 결심을 하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홍 의원은 '4지 선다형', 윤 전 총장은 가상 '양자 대결' 방식의 여론조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간 공방은 '실언·막말' 공방으로 이어졌다. 홍 의원 측은 "윤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가슴 졸이며 윤 후보 입만 쳐다봐야 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실언·망언 리스트 25건'을 작성해 배포했다.

윤 전 총장 측도 뒤질세라 맞불을 놨다. 윤 측 캠프는 홍 의원의 2009년부터 최근까지 논란이 된 발언을 정리한 '망언·막말 리스트 25건'을 배포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두 후보의 공방에 유승민 전 의원도 참전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을 싸잡아 비판하며 "정말 가관"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이라며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유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이 이날 책임당원들에게 보낸 지지 호소 메시지에서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이수희 유 전 의원 캠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결국 '전두환 정치 잘했다'는 발언은 잘못한 게 아니고,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격거리로 트집 잡은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두 후보 간 아슬아슬한 싸움이 자칫 '공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경선 과정에서 생긴 '감정의 골'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이 지사는 퇴임 날 마지막 출근길에 "(도지사로서) 맡긴 일을 마지막까지 다 하지 못한 느낌이라 매우 아쉽고 도민들께 죄송하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이 지사는 "제가 원래 성남시장 3선이 목표였는데 성남시장도 도지사 선거 때문에 마지막에 일찍 사퇴했고, 성남시민분들께 매우 죄송스러웠는데, 이번에 또 (경기지사) 초선조차도 8개월여 미리 그만두게 돼서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에서 회동하며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에서 회동하며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만난 이낙연 전 대표가 캠프 상임고문 맡기로 한 데 대한 '원팀' 구상에 대해서는 "원팀이 아니라 드림팀이 돼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잘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어 오전 11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비대면 퇴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지사는 퇴임사에서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 것처럼, 대한민국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며 "공직은 권세가 아니라 책임이다. 경기도의 주인이자 주권자인 1380만 도민께 드린 약속과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오늘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5천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일꾼이 되고자 한다"며 "경기도지사로서 도민께 받은 크나큰 은혜, 새로운 대한민국, 공정한 나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