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우곡리 느티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문경 우곡리 느티나무는 ‘문경 돌리네습지’ 길목에 서 있으며, 평해황씨 문중을 지켜주는 당산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문경 우곡리 느티나무는 우곡1리 읍실(挹室)마을 입구에 서 있는 노거수이다.

해마다 동제를 지내던 당산나무인데, 마을길 양쪽으로 네 그루의 느티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마을 입구의 이 느티나무 숲 외에도 ‘돌리네 습지’로 가는 우곡1리 왼쪽 산비탈에도 우람한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다.

수령 600년, 나무 높이 11m, 가슴높이 둘레 7m의 노거수이다.

원줄기가 엄청나게 굵은데 중심 줄기는 고사한 듯 새 가지들이 뻗어 나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82년 10월 26일 같은 날 지정되었으며, 보호수 지정번호는 ‘11-64(표지석엔 11-59)’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우곡리(于谷里)는 본래 상주군 산북면 지역으로 1895년 문경군에 편입되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대조동(大鳥洞), 우읍실(宇挹室), 도치곡(道致谷)을 합쳐 우곡리라 하였다.

단종 때 평해황씨(平海黃氏)들이 약초를 캐며 머루와 다래 넝쿨이 무성하던 이곳을 처음 개척하였다.

임진왜란 때 마을 입구의 계곡인 우계(宇溪) 옆에 조상의 위패를 모신 묘우(廟雨)를 짓고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큰절로 읍(揖)을 하였다고 해서 읍실(挹室), 우읍실(宇挹室)이라 불렀으며, 마을이 깊은 계곡에 위치하여 우곡리 또는 우계리(宇溪里)라 불러왔다. 

우리나라 황씨의 시초는 중국 후한 때의 한학사(漢學士) 황락(黃洛)이다.

그는 서기 28년(신라 유리왕 5년)에 후한(後漢)의 유신으로 구대림(丘大林, 평해구씨의 시조) 장군과 함께 교지국(交趾國, 옛 월남의 한 지방)에 사신으로 갔다.

그때 풍랑을 만나 평해에 표착(漂着)하여 살기 시작한 이래 황장군이 우리나라 황씨의 시조가 되었다.

지금도 경북 울진군 평해 평해읍 월송(越松)지역에는 황장군의 묘가 있다.

한편 구장군이 살았던 곳은 구미진(丘尾津)이라 부른다.

평해황씨는 큰 아들 기성군(箕城君) 황갑고(黃甲古)의 후손이다.

특히 황희석(黃希碩)은 이성계의 휘하 무장으로 위화도 회군에 참여하였다.

정몽주를 숙청할 때 앞장섰으며 도진무(都鎭撫)로써 이성계 즉위에 기여했다.

조선 개국공신으로 평해군에 책봉되었으며 양무(襄武)라는 시호를 받았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2016년 우곡리에 양무공 황희석을 기리는 옥련정(玉蓮亭)을 준공했다.

1871년 고종 신미년간에 훼철됐다가 이후 사당이 있던 터에 평해황씨 구은공파 종중의 염원인 정자를 세웠다.

옥련정은 문경시 산북면 우곡리 597번지, 정면 3칸 겹처마의 팔작지붕 정자이다. 

한편 문경 우곡리 느티나무가 서 있는 우곡리는 ‘문경 돌리네습지’로 유명하다.

문경 굴봉산 습지는 돌리네(Doline) 지형에 습지가 형성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고 지형·지질학적 학술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돌리네는 석회함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용해 침식돼 지표면에 형성된 접시 모양으로 움푹 팬 웅덩이이다.

굴봉산 습지는 물이 잘 투과하지 못하는 점토 성분의 석회암 풍화토가 쌓이면서 논농사가 가능할 정도의 물이 웅덩이에 항상 차 있다.

세계적으로 석회암 지형 중 규모가 큰 우발레(Uvale)나 폴리에(polje)에 습지가 형성된 것은 북미나 동유럽 등지에서 일부 확인됐지만 규모가 작은 돌리네에 습지가 형성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발레란 2개 이상의 돌리네가 침식작용으로 합쳐져 만들어진 커다란 웅덩이이며, 폴리에는 다수의 폴리에 또는 우발레가 합쳐져 만들어진 분지이다.

문경 굴봉산 습지는 수직 절리가 발달하고 배수구가 분포해 습지 형성이 어려운 곳에 만들어졌다.

인근 하천보다 120m 더 높은 해발고도 270~290m 지점의 굴봉산 산꼭대기에 위치한다.

습지 규모는 갈수기 때 직경 50여m, 집중호우 때 250m까지 확장된다.

이때 최대수심은 2.9m로 약 두 달간 지속된다.

고인 물은 측면 싱크홀(배수구)과 동굴을 통해 능선 너머에 있는 용천(유출구)으로 빠져나간다.

육상, 초원, 습지 생태계가 공존해 좁은 면적임에도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이곳 습지에는 수달, 담비, 붉은배새매, 새매, 구렁이 등 6종의 멸종위기 동물과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쥐방울덩굴, 낙지다리, 들통발 등을 포함해 총 731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

문경 우곡리 느티나무는 ‘문경 돌리네습지’ 생태 관광의 길목에서 여행객이 잠시 땀을 식히기에 알맞은 곳에 위치한다.

<문경 우곡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6-8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600년
·나무 높이 8m
·둘레 3.6m
·소재지 문경시 산북면 우곡리 543
·위도 36.700387, 경도 128.229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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