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경산시 하양읍 교리의 하양향교 안에 우뚝 선 수령 530년의 은행나무 정원수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경산시에는 경산향교, 자인향교, 하양향교 등의 세 향교가 있다.

매년 봄가을에 경산의 3곳 향교에서 석전대제(釋奠大祭)를 일제히 봉행한다.

석전대제는 음력 2월과 8월의 상정일(上丁日)에 문묘(文廟)에서 공자를 비롯하여 신위(神位)를 모시고 있는 4성(四聖) 10철(十哲) 18현(十八賢)을 제사지내는 의식이다.

경산의 향교마다 은행나무가 볼 만하다.

특히 보호수로 지정된 하양향교의 은행나무가 눈길을 끈다.

수령 530년, 나무 높이 23m, 가슴높이 둘레  6m의 거대한 은행나무가 하양향교와 교리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1982년 9월 20일 보호수로 지정된 명품 은행나무 정원수이다.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릴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예로부터 은행나무는 향교나 사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였다.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 정자나무 또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었다.

우리나라에선 익숙하지만 은행나무는 지구상에 1과 1속 1종만이 존재하는 희귀한 나무다.

자신과 엇비슷한 친족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은행나무는 적어도 2억 년 이상 지구에서 자라왔다.

인간보다 훨씬 먼저 지구에 뿌리를 내렸다.

지금은 가로수로 흔히 심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절이나 서원 같은 특별한 곳에만 심어 경배하던 나무였다.

은행은 암나무와 수나무가 다른 자웅이주(雌雄異株)이며 바람에 의해서 수정하는 풍매화(風媒花)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하양향교는 경북 문화재자료 제107호인 유적 건조물이다.

향교의 처음 건립연대는 알 수 없으나 구전으로 전하는 바에 의하면 600여 년 전 고려 공양왕 때 향교를 세웠으며, 100년 뒤 정원수로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기록에는 1580년(선조 13)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8년에 대성전을, 1622년(광해군 14)에 명륜당을 각각 중건하였다.

1803년(순조 3)에 대성전을 중수하였고, 1862년(철종 13)에 진사 손상봉(孫相鳳)이 대성전과 명륜당을 중수하였다.

1903년 도유사 김상룡(金象龍), 지현(知縣), 윤규선(尹奎善)이 교궁(校宮)을 중수하였고, 1908년에 도유사 조학기(曺學璣)가 대성전을 중수하였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현재 남아있는 건물로는 6칸의 대성전, 8칸의 명륜당, 4칸의 전사청(典祀廳), 기물고(器物庫), 각 5칸의 동재(東齋)와 서재(西齋), 내삼문과 외삼문 등이 있다.

하양향교 정면 출입문인 외삼문을 들어서면 강당 역할을 하는 명륜당 건물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조성되었다.

가운데 3칸은 대청 양쪽에 1칸씩 온돌방을 두었으며 약간 경사진 대지면에 장방형으로 석축을 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워서 지면으로부터 건물을 조금 높게 들어 올렸다.

강당과 사당 사이의 마당 양옆으로 유생들이 머물며 기숙하는 공간으로 동재와 서재가 있다.

일반적으로 동재와 서재의 위치는 명륜당 앞이어야 하나, 하양향교는 출입도 정면으로 하고 경사가 완만함에도 불구하고 동재와 서재가 명륜당 뒤에 위치하는 특이한 배치형태를 취하고 있다.

동재와 서재 뒤편으로 담장을 둘러싸고 만든 내삼문을 열고 들어서면 사당인 대성전이 있으며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에 맞배지붕을 올렸으며 앞으로 짧게 전퇴(前退)를 두었다.

대성전에는 5성(五聖, 공자, 증자, 맹자, 안자, 자사), 송조 4현(宋朝四賢, 주돈이, 정호, 정이, 주희), 우리나라 18현(十八賢, 설총, 최치원, 안유,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이이, 성혼, 김장생, 조헌, 김집, 송시열, 송준길, 박세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조선 초 심어진 이 은행나무는 유구한 세월 동안 서원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경산 교리 하양향교 은행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3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9. 20.
·나무 종류 은행나무
·나이 500년
·나무 높이 23m
·둘레 6m
·소재지 경산시 하양읍 교리 158
·위도 35.929084, 경도 128.81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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