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끼리 먹고, 마시고 떠드는 예능프로그램, 이제 그만

[사진=SBS 돌싱포맨 영상 캡쳐]
[사진=SBS 돌싱포맨 영상 캡쳐]

【뉴스퀘스트=오광수 대중문화 전문기자 】 연예인의, 연예인에 의한, 연예인들을 위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차고 넘친다.

처음 한두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을 출연시켜 관찰 예능으로 시작됐던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서 이제는 연예인이 출연하지 않는 예능 프로그램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안방을 관찰 카메라로 중계방송하고, 아이를 키우는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다.

그런가 하면 연예인들이 요리를 해 먹거나 요리대결을 나서는 프로그램도 많다. 연예인들이 전국의 맛집을 누비는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싫증이 날 정도다.

그뿐만이 아니다. 결혼 적령기를 지난 연예인들이 모여서 서로 ‘썸’을 타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누렸다. ‘돌싱’이 된 연예인들만 출연하여 궁상스러운 잡담을 나누는 프로그램도 있다.

남자 연예인과 전직 체육인들이 모여서 축구를 하고, 여자 연예인들이 팀을 이뤄 축구를 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골프붐에 편승하여 연예인들이 골프장에서 시합하는 예능프로그램도 탄생했다. 배드민턴 선수와 연예인들이 모여서 일반인들과 시합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예인들이 바다낚시를 다니는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다. 호젓한 산골이나 바닷가 작은 집에 연예인들이 숙박하면서 세 끼를 해결하는 프로그램들도 줄을 잇는다.

연예인들이 식당을 빌려서 영업에 나서는 프로그램 또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연예인이 캠핑카를 타고 명승지에 가서 노는(?) 프로그램도 같은 범주의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모든 예능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놀고, 먹고. 자다가 연애하고, 낚시하고, 축구하고, 골프하고, 배드민턴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오광수 대중문화전문기자
오광수 대중문화전문기자

왜 이런 쏠림현상이 생길까?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이 히트하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한다. 한마디로 대놓고 베낀다. 연예인들이 겹치기 출연도 심하다. 한정된 자원의 스타들이 번갈아 가면서 출연하다 보니 금세 싫증이 난다.

한때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독창성 있는 기획의 승리였다. 비슷비슷한 예능들이 넘쳐나는 건 시청률에 매몰되어 독창적인 기획에 신경 쓰지 않는 방송사와 제작자들의 태도 때문이 아닐까?

이제 곧 연말이다. 각종 시상식에서 서로 상을 나눠 가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강요하는 프로그램을 또 봐야 할까?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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