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정기인사...'사촌형제 경영' 전통따라 회장직 구자열→구자은 교체
'구자은호' 뒷받침할 역대 최대 규모 인사...9개 계열사 수장 교체·47명 승진

구자은 LS그룹 신임 회장 [사진=LS/뉴스퀘스트 편집]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변화는 시도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

LS그룹이 내년부터 구자은 회장 체제에 돌입한다. 구자열 현 LS그룹 회장이 예정대로 사촌 동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겨주게 된 것.

구 신임 회장은 주력 사업인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며 그룹의 새로운 도약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강조해온 '애자일 경영'이 어떻게 빛을 발할지도 관심사다.

26일 LS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구자열 현 LS 회장은 내년부터 구자은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긴다. 9년씩 경영 후 10년째 되는 해에 사촌형제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그룹 전통에 따른 것이다.

경영권을 놓고 다툼이 잦은 재계에서 '아름다운 승계'를 이어간 것이라고 그룹은 설명했다.

구자은 회장은 사원으로 입사해 GS칼텍스와 LG전자, LG상사, LS니꼬동제련, LS전선, LS엠트론 등을 거치며 전자·상사·정유·비철금속·기계·통신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역량을 쌓은 인물이다.

2019년부터는 지주사 내 미래혁신단을 맡으며 각 계열사별 디지털 과제를 추진, 애자일 경영기법을 전파하는 등 그룹의 미래를 위한 변화에 앞장섰다.

애자일 경영은 '우선 실행하고, 빨리 실패해 보고,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 다시 시도하는 것'을 통해 경쟁사보다 앞서 창의적인 혁신을 이끌어내는 기법이다.

구 신임 회장은 지난해 'LS 애자일 데모데이'에서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게임의 룰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때문에 LS그룹의 디지털 전환 목표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그룹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왔다.

구자열 현 회장은 향후 (주)LS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차기 회장을 지원하고 경영 멘토로서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LS의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구자열 LS그룹 현 회장. 내년부터 구자은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겨주게 된다. [사진=LS]

구자은호가 닻을 올리면서 이를 이끌 인사들도 대거 승진 및 교체됐다.

LS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9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고, 역대 최대 규모로 47명을 승진시키는 강수를 뒀다.

그룹은 최근 몇 년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을 추구해왔지만, 신임 회장 출범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명노현 LS전선 사장은 (주)LS CEO로 자리를 옮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해상풍력과 전기차 부품 등의 사업에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은 LS전선 CEO로 이동한다. 지난 몇 년간 LS엠트론의 부진을 털어내고 흑자로 턴어라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재호 LS엠트론 부사장은 구본규 부사장의 뒤를 잇기 위해 LS엠트론 CEO로 선임됐다.

김종우 LS일렉트릭 사장은 글로벌/스마트에너지(SE) 사내 독립기업(CIC) 조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터를 옮긴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47명 중 부사장은 2명, 전무는 6명, 상무는 15명, 신규 이사 선임은 24명이다.  CEO 선임 및 이동은 12명, 외부 영입은 1명이다.

LS관계자는 "새로운 LS 3기 체제를 맞아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친환경으로 가속화된 전기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각 계열사의 차세대 리더를 발탁했다"라며 "미래 성장 박차에 중점을 둔 것이 이번 임원 인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명노현 (주)LS CEO 사장, 구본규 LS전선 CEO 부사장, 김종우 LS일렉트릭 COO 사장, 신재호 LS엠트론 CEO 부사장 [사진=LS]

한편 LS그룹은 현재 50여개의 계열사를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전선 업계 3위의 LS전선과 전력·자동화·태양광 등 스마트에너지 기업 LS일렉트릭, 제련기업 LS니꼬동제련이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기업 E1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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