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이탈리아 등 15개국에 확산...남아공 및 인접국 입국제한 증가
WHO "전염력·위험도 파악에 시간 필요"...한국도 오늘 특별회의서 대책 논의

영국의 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유럽과 북미 국가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의 전염성과 특징 등을 파악하지 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기구 및 연구소들은 확실한 정보를 얻기까지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지금까지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 캐나다, 프랑스 등 15개국이다.

감염 의심 사례도 늘고 있다.

브라질 보건 규제 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을 마치고 전날 상파울루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20대 남성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뒤, 현재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진단받고 있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받는 지역이다. 남아공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자국 내 신규 확진의 최대 90%가 오미크론에 의한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해온 세계 각국은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은 최근 남아공과 인접 국가인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방역 조치에 나선 곳도 있다. 일례로 벨기에는 지난 27일부터 3주간 나이트클럽을 닫고 식당과 술집, 크리스마스 마켓, 문화 시설을 오후 11시까지만 영업하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처럼 사태는 커지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특징은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아공의 입원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 오미크론 때문이 아닌 전체적인 감염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이날 오미크론의 전염성과 심각성 등 확실한 정보를 얻기까지 약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달, 현존하는 백신이 현 상황에 일정 정도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추가접종(부스터 샷)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아공의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종이 나타났다'라는 언론 보도 옆에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편, 전 세계에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9일 오후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특별방역점검회의를 개최해 단계적 일상회복 위험도를 평가하고, 오미크론 등 주요 현안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지난 7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대본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28일 0시부터 남아공 등 아프리카 8개국 입국자 중 단기체류 외국인의 입국금지 조치를 하고,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10일간 시설 격리를 시행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던 경험과 기억을 되살릴 때"라며 "위기 때마다 보여줬던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이번 위기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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