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갈 돈으로 명품 사...압구정역 월매출 4100억원
비대면 수업으로 건대 입구↓, 해외관광객 감소로 명동 ↓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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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유나 기자】 올해 가장 핫한 상권은 압구정역이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을 제치고 상권 1위에 올라섰다.

압구정 상권은 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상권이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탓에 '보복 소비'가 늘면서 명품 매장이 즐비한 압구정이 다시 올라선 것이다.

SK텔레콤은 올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상권별 매출과 유동 인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상권 3위였던 압구정역이 올해 1위에 올랐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위였던 강남역 남부(강남역~우성아파트앞 사거리)는 3위로 밀려났고 지난해 2위였던 강남역 북부(강남역~신논현역)는 올해도 같은 자리를 지켰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012년 상권 분석을 시작한 이래 압구정역이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다. 

지방은 6위를 차지한 부산 서면역 외에도 광주 금남로4가역, 순천역, 울산 삼산동, 대구 서문시장, 경산시 중앙동 등의 순위가 급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교통 요지에 있다.

강남구 '빛의 거리' [사진=연합뉴스]
강남구 '빛의 거리' [사진=연합뉴스]

압구정역과 청담역의 월 매출은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전년에 비해 각각 40%, 32%나 늘었다.

압구정역의 하루 평균 매출은 136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월평균 매출은 4092억이었다.

청담역의 경우 2019년 전국상권 순위에서 120권이었는데 올해 59위로 2년 만에 60계단이나 넘게 뛰었다.

청담역의 경우 유동 인구가 30만명인 사당역의 10분의 1인 3만명밖에 되지 않지만, 1인 평균 매출은 사당역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역 청담역 둘 다 유동 인구에 비해 매출이 높아 코로나 이후 소비 양극화가 심해졌음을 보여준다.

서울 명동 상가 공실에 임대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상가 공실에 임대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전인 2019년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순위 하락이 가장 큰 상권은 건대입구역(63위 → 96위)과 명동역(58위 → 90위)이었다.

명동의 경우 유동 인구 4분의 1이 줄었다.

건대입구역은 비대면 수업의 영향이, 명동역은 해외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로 인해 애견·애완동물숍이 크게 늘었다.

2019년 8500개에서 올해 1만1500개로 2년간 34% 늘어나면서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커피 전문점도 같은 기간 26.3% 증가해 점포 수 증가율 2위에 올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애완동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집 근처 커피 전문점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근무자들이 늘면서 지난 2년간 커피 전문점 창업이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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