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를 5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를 5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45)씨가 검거됐다.

지난 5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8시께부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피의자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영장 집행 중 건물 내 다른 호실에 은신하고 있는 피의자를 발견해 오후 9시 10분께 체포했다"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달 31일 이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지 5일 만이다.

경찰은 조만간 이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범행 경위와 공범 존재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씨 숨어있던 건물은 이씨 아내 명의로 돼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로, 4층은 이씨 부부의 자택으로 사용됐으며, 이씨는 건물 내 다른 층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씨는 횡령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빼돌린 금품을 해당 건물에 숨겨뒀을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진행 중에 있으며 확인되는대로 금품을 회수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씨는 잠적하기 직전 경기 파주에 있는 건물을 부인과 여동생, 지인에게 1채씩 총 3채 증여했으며, 지난달 18∼28일에는 1㎏짜리 금괴 851개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3일 이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횡령 추정액은 1880억원으로, 이 회사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한다. 이는 상장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중 역대 최고액으로 추정된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경영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는 5일 입장문을 통해 "사상 초유의 사태로 주주 여러분과 고객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횡령 금액 회수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횡령 금액 1880억원이 2020년 기준 자기자본의 91.8% 수준이라고 보면 자기자본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2021년 말 기준으로 예상되는 자기자본의 약 59%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횡령 금액을 모두 손실 처리할 경우 당기순이익은 수백억 원 적자로 기록될 수 있다"면서도 "횡령 금액이 반환되는 대로 당기순이익은 반환금액만큼 증가하므로 2021년 당기순이익은 적은 숫자이지만 흑자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횡령한 돈은 경찰에서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재무제표 악화는 일시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횡령 금액을 제외하고도 1000억원이 넘는다"며 "해외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도 1400억원에 달해 총 24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청난 규모의 횡령 사고에도 불구하고 현금 보유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회사의 일반적인 경영 활동은 왕성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