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독감 차원에서 관리하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최유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각에서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대유행)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으로 관리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팬데믹 이후 치명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 집계를 멈추고 독감처럼 다루자”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를 풍토병 정도로 다루는 방안을 유럽 국가들에 제안했으며 논의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다른 호흡기 질환처럼 코로나19 증세의 경중을 따진 뒤 중증 환자만을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정부 백신 담당 정무차관을 지냈던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도 지난 9일 BBC에 출연해 "영국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길 위에 있다"고 낙관한 바 있다. 

태국 보건부의 끼아띠품 웡그라 상임 비서관은 지난 11일 “정부가 코로나19를 엔데믹으로 간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유행 이후 매일 7000만∼800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데도 사망자는 10명대로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덴마크, 스코틀랜드, 스위스 등 일부 유럽국가들 또한 증가하는 확진자에도 불구, 방역 제한조치를 오히려 완화하는 모양세다.

이 같은 코로나19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 속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비상대응팀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너무 빠르게 진화해 풍토병으로 판단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올 1월 첫째 주 유럽에서만 700만 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2주 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WHO는 두 달 안에 유럽 인구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영국 글래스고대 바이러스 연구센터 책임자인 베이비드 로버트슨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독감 바이러스가 약해졌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치명율을 높히는 바이러스로 진화하지 않았냐"며 "바이러스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오류"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