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삼성 지원 중단 때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이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편판판정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삼성의 지원중단 때문이라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유튜브캡쳐]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공정 논란에 이어 편파 판정으로 반중 감정이 예사롭지 않다.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고 조롱받을만큼 중국 동네잔치로 전락한 동계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 게다가 코로나로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관광업계는 반중 정서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잔뜩 끓어오르고 있는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붓는 발언으로 비웃음을 사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지낸 5선의 안 의원은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판정의 원인이 ‘삼성’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안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중국의 편파판정과 관련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잘라 말한 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는 핵심적인 이유로 삼성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안의원은 이번 편파 판정 원인으로 "삼성이 빙상연맹 회장사에서 물러난 뒤 지난 4~5년 동안 관리단체로 공백기를 거치면서 삼성이 영향을 미쳤던 빙상연맹과 IOC에 대한 영향력도 떨어졌고 연맹의 지원이 부족해지면서 선수들의 경기력도 저하됐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한국은 아직도 스포츠 외교 시스템이 없고 전문가 육성도 없다. 그 공백을 삼성이 메웠는데 삼성이 사라진 지금 불공정 편파 판정은 이미 예견돼 있었던 것”이라며 삼성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안 의원은 이어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딴 대부분이 빙상종목, 쇼트트랙으로 삼성은 대한빙상연맹을 1997년부터 20년 동안 지원을 해 왔다”며 “삼성이 회장사가 돼 200억~300억원을 지원, 우리선수 수준을 국제 수준으로 올린 그런 역할을 했는데 국정농단 이후에 삼성이 스포츠에서 손을 뺐다”고 말해 마치 삼성의 지원 중단이 오늘의 편파 판정 시비와 경기력 저하를 불러일으켰다는 뉘앙스로 발언한 것이다.

안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진행자인 김현정도 '삼성이 왜 갑자기 여기서 나오느냐'며 의아하다는 듯 반문할 정도로 인과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 ‘삼성이 동네북’도 아니고 왜 거기서 삼성을 들먹였는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말도 안 되는 해석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로 정유라를 지원했다가 뇌물공여죄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지금도 주홍글씨처럼 아프게 따라 다닌다. 삼성의 승마 지원 부당성을 뇌물이라고 가장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게 바로 더불어민주당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삼성이 지원을 중단, 중국의 편파판정 시비를 불러일으켰고 그 책임이 삼성에 있다는 식의 발언은 견강부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 의원은 특히 “선수들에 대한 연맹 지원이 부족하니까 선수들 경기력도 저하됐고 김선태와 같은 유능한 지도자들이 국내에서는 비전 없으니까 해외로 빠져나가게 됐다”며 "삼성 그늘에서 누렸던 여러 잇점이 모두 사라져 빙상강국 이미지 역시 쇠퇴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른 부분은 현재 중국대표팀 감독으로 활약 중인 김 감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쇼트트랙 대표팀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논란에 연루돼 징계를 받았다. 

당시 빙상연맹은 김 감독에 대해 문체부의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를 통해 대표단 관리책임 때문에 자격정지 1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감독은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을 떠났고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 쇼트트랙 선수단의 금빛 사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의 억지 주장과 사실을 왜곡 호도하는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 의원은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의 해외 은닉재산이 20조원라는 주장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고(故) 장자연씨의 ‘생전 동료’이자 ‘유일한 증인’을 자처하며 억대 후원금을 모은 뒤 캐나다로 도피한 윤지오씨를 공익신고자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윤씨를 불러들여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마련해주는 등 열을 올렸지만 윤씨의 거짓발언이 밝혀진 후 가타부타 입을 꾸욱 다물고 있다.

급기야 윤씨가 사기 혐의로 피소되고, 윤씨에게 경호비 명목으로 돈을 후원한 439명이 후원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자 안 의원은 “모두 제 탓”이라고 사과하면서도 “윤지오 증인을 도운 것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 만큼 국민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저는 믿는다”고 항변한 뒤 윤씨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가 자진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에게 제기됐던 혼외자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지만 이를 두고 조 위원장 의혹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반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안 의원의 발언이 ‘한심하다’며 ‘이 참에 안 의원이야 말로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으로 추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대고 있다.

심지어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라는 네티즌은 ’이런 X소리를 자꾸 해주심 해주실수록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는 늘어난다’며 ‘지금처럼 계속 애써주시길 부탁드리고 사랑합니다, 의원님’이라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그동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용 부회장의 정유라 승마지원을 뇌물이라고 줄기차게 물고늘어진 바 있다.

그래서인지 일부 네티즌들은 ‘삼성이 지원해주면 또 묵시적청탁이다, 이런 X소리하면서 감옥보낼텐데 무서워서 어떻게 지원하느냐’ ‘진짜 누구탓 누구탓....작작해라 진짜...중국의 편파판정이 왜 삼성과 관련되었냐고, 재벌해체 주장한 사람이 무슨.’이라고 비꼬기까지 하고 있다.

국민들의 수준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인지 기업이 지원한 것을 뇌물이라고 감옥에 보내놓고 지원 중단하니까 편파 판정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한다면 도대체 삼성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지 묻고 싶을 것이다.

삼성이 지원을 중단해 경기력이 저하됐고 편파 판정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는 주장이야말로 지난 4년간 피땀 흘리면서 오로지 이날을 위해 달려온 선수들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다.

아무말 대잔치도 정도껏 해야지, 심하면 그동안 박수치며 듣던 사람도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상식이 실종된 시대, 그 책임은 삼성이 아니라 틀린 것도 끝까지 옳다고 우기는 사람들에 있다. 그래서 3월 9일 누구를 뽑아야할 지가 중요하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