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요즘 중국 경제는 상당히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성장률 목표가 지난해 실적 8.1%보다 훨씬 낮은 고작 5.5% 전후에 불과하다면 말 다했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청년들의 취업 역시 쉬울 수가 없다. 실제로도 그렇다. 2021년 말 기준으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잘 봐줘야 50% 전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이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창궐하는 것이 현실이다. 취업 상황이 근래 들어 최악이라는 사실은 미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뭔가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 다행히도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현 상황에 최적화된 취업 플랫폼들을 상기하면 된다.

이들의 역할이 굳이 기업체들과의 대면을 통하지 않고도 취업 준비생들의 활발한 구직 활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아마도 ‘보스즈핀(BOSS直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베이징유뎬대학에 내걸린 보스즈핀의 광고판. 취업에 나설 대학 졸업생들에게는 복음과 같은 희망을 주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사장이 직접 초빙한다는 의미를 가진 보스즈핀은 현재 당당히 업계 1위로 손꼽힌다. 지난 2014년 7월 칸준(看準)과학기술그룹의 자회사로 출범한 이후 쾌속 발전을 거듭, 2022년 3월 초 기준으로 이용자 1억 명의 세계 최대 취업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월간 활성 사용자가 종종 50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평균적으로는 대략 3500만 명 전후에 이른다. 웬만한 중견 국가의 인구에 해당한다.

이 플랫폼이 이처럼 고작 8년 만에 현재의 위용을 과시할 수 있게 된 것은 역시 구직자와 1500만을 헤아리는 이르는 구인 기업 및 고용주 회원을 직접 연결시켜주는 영업 방식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양자가 직접 소통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상호 간의 미스 매칭이 덜 일어나게 되면서 구직과 구인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말이 된다.

더구나 이때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ITC)도 양자 간에 제공되면서 구직과 구인의 성공률이 극대화된다. 보스즈핀을 이용한 취업자들의 평균 구직 성사율이 80% 전후에 이르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이 사실은 명문 베이징유뎬(北京郵電)대학을 졸업한 후 통신회사인 TCL 취업에 성공한 취안칭이(全慶一) 씨의 설명을 들어봐야 실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졸업한 우리 동창들의 오프라인 방식을 통한 취업률은 고작 60% 전후에 불과했다. 우리 대학이 ICT 분야에 특화된 나름 명문인데도 그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취업한 동창들의 상당수가 다니던 회사를 6개월도 안 돼 그만 뒀다는 사실이다.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그랬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일부 동창들은 보스즈핀을 통해 취업을 시도, 80%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그만 두는 경우도 거의 없다. 아마도 구직 당시 소통의 정도가 이런 차이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다른 구직자들에게도 이 플랫폼을 적극 권하고 싶다.”

보스즈핀의 이 위력은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고 해도 좋다. 양 올림픽 조직위원회 당국이 대회 기간에 고용할 인력을 이 플랫폼을 활용, 별로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회 기간에 활약한 이들의 역량도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스즈핀의 특징인 상호 소통을 통해 채용됐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지난 2021년 상반기 나스닥에 상장된 보스즈핀. 경영진들이 기쁨의박수를 치고 있다./제공=바이두.

지난 2021년 상반기에 미 나스닥에 상장됐다는 사실 역시 보스즈핀이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말해준다. 현재 88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기염을 토한 상장 당시의 200억 달러 전후에는 상당히 못 미치나 중국과 미국의 오랜 갈등의 유탄을 맞고 나스닥에서 철수하거나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그래도 대단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엔젤 투자자들이 줄을 설 수밖에 없다. 심지어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 견제에도 불구, 실리콘밸리에서도 투자 문의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보스즈핀은 그동안 상장과 투자 유치를 통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적대적 인수, 합병(M&A)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보스즈핀은 말할 것도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두둑하게 쌓아놓은 자금을 플랫폼 기술개발과 시스템, 인프라, AI 등의 연구개발(R&D)에 사용하는 공격적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현재 극강의 업계 1위는 별로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보스즈핀 경영진의 복안인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전국 23개 대도시에 두고 있는 오프라인 지사들도 대거 확충하는 계획 역시 추진하고 있다.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최소 2년 내에 최대 50개 도시에 새 지사들이 더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프라인의 지원을 통해 플랫폼의 경쟁력을 배가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한때는 귀한 몸이었다가 지금은 완전히 찬 밥 신세가 된 이른바 하이구이(海歸. 귀국 해외 유학생)나 보모 등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인 것까지 더할 경우 향후 보스즈핀의 경쟁력 강화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괜찮다.

그렇다고 보스즈핀의 미래가 100%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극복해야 할 현안들을 상기하면 분명히 환상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을 조속히 타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매년 적자가 매출액의 50%에 가깝다는 것은 우량 기업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2020년의 성적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0% 가까운 19억4000만 위안(元. 3686억 원)을 기록했으나 적자 역시 큰 폭으로 늘어 9억4200만 위안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이 늘수록 적자가 폭발하는 구조를 진짜 어떻게든 타파해야 하는 것이다.

즈롄자오핀(智聯招聘), 라거우자오핀(拉勾招聘) 등 2, 3위 그룹의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효율적으로 따돌리기 위한 배전의 노력도 필요하다. 만약 이 노력이 성공할 경우 보스즈핀은 추격자들이 도무지 넘보지 못할 극강의 취업 플랫폼의 위상을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나스닥에서의 시가총액도 다시 200억 달러를 향해 진군할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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