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제주에서 갑오징어가 터졌다!

이런 소식이 여러 낚시 커뮤니티를 타고 전해졌다.

2021년은 3월초까지 현무호, 서부호 등 갑오징어를 전문으로 출조하는 낚싯배에서 10~20여 마리를 낚았다.

4월에는 종일 두 세 마리 잡는 경우도 많았다. 올해는 뭔 이상이 생겼는지 선수들은 4~50마리씩 잡아낸다는 소식이 갑자기 전해졌다.

2월 말부터 그런 소식이 들렸다.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그런 소식에 어찌 배낚시꾼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있을쏘냐? 하지만 제주는 가고 싶다고 바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낚싯배를 알아보아야 하고, 항공권을 예약해야 한다.

주말인 3월 5일과 6일은 날씨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

3월 9일 마침 바다예보가 좋게 나온다.

선거일이지만 사전투표제도가 있으니 사전투표를 하면 휴일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갈치전문으로 나가는 은갈치 1호를 예약했다.

9일 첫 비행기로 제주로 가기 위해 새벽 김포공항으로 간다. 6시 첫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승객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짐 부치면서 보니 여기저기 항공사에 낚싯꾼이 상당히 많다. 거의가 갑오징어가 터졌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출조하는 꾼들이다.

남들이 다 빼먹기 전에 호황에 동참하려는 심리다. 주식시장과 좀 비슷하다는 생각도 해 본다.

제주공항에 내려 도두항으로 가서 바로 출항한다. 은갈치호 선단 3척에 낚싯꾼으로 가득하다. 적어도 수백명이 오늘(3월 9일, 13물) 제주도 신창 도두 구간에 출조했다고 봐야 한다.

배는 한 40여분을 달려 갈치낚시할 때처럼 풍을 내린다. 풍은 배가 조류에 너무 흐르지 않게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낙하산 같은 걸 배와 연결해서 바다에 펼쳐놓으면 배는 천천히 흘러간다.

조류가 세고 수심이 깊은 제주에서 낚시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첫 입수 장소는 해무로 인해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도두항 북쪽 어딘가이고 신창 앞바다 동쪽 쯤이다. 수심은 90미터 정도다.

90미터? 90미터다. 90미터에서 갑오징어가 입질을 하면 그 감을 알아낼 수 있을까?

봉돌은 40호를 사용한다. 40호? 그 무거운 걸? 40호는 150g이다.

가을철 서해에서 6호, 8호, 기껏 12호(45g) 봉돌을 사용하다가 40호 봉돌을 사용하면 갑오징어의 발길질을 알아낼 수 있을까? 그러나 수심이 깊기 때문에 가벼운 동돌을 사용할 수가 없다. 배에서 전부다 20호 정도로 사용했으면 좋겠는데 나만 그럴 수는 없다.

결국 40호 봉돌로 갑오징어가 입질하는 감을 느끼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갑이가 큰 놈들이라 쎄게 발길질을 하고 무게감이 더 느껴질 거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첫 포인트에서는 거의 입질이 없다. 배 전체에서 한 시간 동안 한 마리도 올라오지 않는다.

선장은 풍을 올리고 포인트를 이동한다. 풍을 펴면 이게 큰 약점이다. 포인트를 쉽게 옮길 수 없다. 시간을 다 잡아먹기 때문이다.

15분 가량 서쪽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수심은 여전히 90미터. 다행히 여기서기서 입질을 받고 갑이를 올리기 시작한다.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쑥 가져가는 입질이어서 바로 챔질을 하고 올린다. 가을 서해의 갑오징어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녀석이지만, 제주 갑이로서는 작은 덩치가 한 마리 올라온다.

조심스럽게 올려 물통에 담는다. 붉은 색 삼봉채비에 올라왔다. 삼봉이란 에기에 철사로 학꽁치포와 같은 생미끼 감은 걸 말한다.

에기와 생미끼의 중간 채비다. 제주에서 많이 사용하는 특이한 채비다. 가지채비에 단차는 주지 않았다.

좀 있다가 또 한 마리를 건다.

상당히 큰 녀석이다.

90미터를 올리니 전동릴이 아니면 매우 힘이 들뻔했다. 1키로가 넘을 것 같다.

시장에서 보는 대형 갑오징어다.

그렇게 하여 오전 10시경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정도를 낚시를 한다. 총 조과는 14마리, 한치 한 마리, 들어뽕 하다 놓친 게 2마리, 중간에 릴링 도중 떨어진 게 2마리다. 한 20마리 입질을 느겼던 것으로 파악된다.

결론적으로 2022년 이른 봄철 제주 갑오징어 낚시를 1차 점검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이를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한다.

첫째 제주 봄철 갑오징어 호황이 계속 될 것인가?

그렇다. 적어도 4월까지는 호황이 지속될 거로 보인다. 왜냐하면 자원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둘째 제주 봄철 갑오징어 호황은 내년에도, 쭉 이어 해마다 지속될 것인가?

그건 알 수 없다. 내년에 가봐야 안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뭔가 수온상승과 같은 바다의 변화와 맞물려 있기에 하나의 추세라 볼 수 있다. 서해 문어와 같은 경우일 수 있는 거다.

셋째 에기는 어느 것이 좋은가?

이게 꾼들의 주요 관심사인데, 삼봉채비가 확실히 잘 붙는다. 또한 보라색 에기가 조과가 좋다. 초고추장도 좋은 편이고 한치 땡땡이도 좋다. 에기는 삼봉채비를 비롯 여러 종류를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넷째 채비는 어떤 게 좋은가?

채비는 다 상관없다. 가지채비, 직결채비, 가지채비 중에서도 단차를 주어도 좋고 역단차도 좋았다. 그러니까 단차와 상관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섯째 가짓줄의 길이는?

이날은 조금에 가까웠고 파도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가지줄의 길이가 별 의미가 없었다. 파도가 있으면 가짓줄을 50cm까지 늘이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여섯째 봉돌을 바닥에 찧고 가느냐 계속 띄우느냐?

이거야 말로 어려운 질문이다. 서해에서 자기가 하던대로 하면 된다. 조금이기에 약한 입질은 놓치고 갑오징어의 무게로 잡아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물흐름이 좋은 사리 때라면 봉돌을 들고 있으면서 감각적인 낚시를 해야 다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곱째 제주 갑오징어낚시는 밑걸임이 있나?

거의 없다. 어장줄에 걸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밑걸림이 없기에 좀 비싼 봉돌과 에기를 과감히 사용해도 좋다.

여덟째 어느 물때가 좋은가?

물이 많이 가는 5물부터 12물까지가 좋다. 조류 흐름이 약한 13물부터 4물까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아홉째 전동릴을 사용해야 하나?

30대의 나이까지는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이날 낚시는 조금 때라 입질이 약아 매우 어려웠다.

약은 입질은 봉돌 무게와 수심 때문에 거의 놓쳤다. 올라타는 입질에서만 거의 잡았고 서너번 정도 미약한 ‘이까펀치’를 느끼고 채서 잡았다. 사리 때라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날 제주 갑오징어 낚시는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그것은 앞으로도 봄철 갑오징어가 계속 나와줄 것인가?

배의 운용이 과연 풍을 놓고 하는 방법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서해처럼 줄을 잡아주는 낚시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조금 때는 그렇다.

이 부분은 제주도 선장님들이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냥 풍만 놓고 가만히 있는 낚시는 사실 꾼들 입장에서 보면 매우 지루한 낚시다.

이 부분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제주 갑오징어낚시가 대중화될 것인가, 아닌가가 판명난다. 연구하는 낚싯배가 결국 더 많은 손님을 확보할 것은 자명하다.

제주 선장에게, 가을철 서해에서 잘하는 배를 타고 갑오징어낚시를 꼭 한 번 해보기를 권한다.

사리 때 한 번 더 해보면 좀 더 제주 갑오징어낚시를 알 것 같다. 낚시를 마치고, 저녁 비행기로 귀환한다. 잘 보관했다가 다음날 회로 먹으니 그게 모든 보상을 해 준다.

역시 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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