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는 수령 130년으로 우리나라 최고령의 아까시나무 보호수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730번지, 지방삼거리 아래 도로변 쉼터에 훤칠한 정자목 한 그루가 서 있다.

아까시나무로는 보기 드문 크기와 수형을 자랑하는데, 이 나무가 바로 한국 최고령의 아까시나무이다.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는 수령 130년, 나무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4m 정도이다.

1991년 12월 20일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흔히 ‘아카시아’라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까시나무'이다.

북아메리카 원산인 콩과 장미목의 이 아까시나무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시기는 19세기 후반으로 130년 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조선의 해운회사인 우선회사(郵船會社)의 인천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일본인 사사키(佐々木)가 1891년(고종 28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묘목을 구입하였는데, 지금의 인천 자유공원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1907년 수원 농과대학에 심었으며, 1911년 이전에 서울 시내 가로수로 심었다는 기록도 있다.

『한국 식물 생태보감』 1권을 보면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의 나이를 한국 최고령인 13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지방리(池方里)는 1600여 년에 형성된 마을로서 지산(池山) 마을의 ‘지’와 모방(茅方) 마을의 ‘방’자를 따서 지방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산마을이란 명칭은 못(池)과 관련이 있다.

옛날에 이곳에 극지(極池)라는 못이 있었는데, 어느 날 이 극지의 이무기가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다 꼬리로 못의 둑을 무너뜨렸다고 한다.

물이 다 빠져나간 이 못에 마을이 들어섰다 하여 ‘못안’, ‘모산’이라 했고, 이를 한자로 옮겨 지산(池山)이 되었다 한다.

그리고 마을 동남쪽에 나부람 마을과의 사이에 모산(牟山)이 있어 모산이라 불러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산마을의 아랫마을과 윗마을을 각각 아랫모산, 윗모산이라 부르고 있다.

한편 지방리 모방마을은 ‘띠(茅)’가 밭을 이루며 자생하던 곳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띠를 모두 베어내고 마을을 만들었다 하여 생긴 명칭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아까시나무는 꽃, 향기, 밀원, 산림복구용, 땔감, 목재로 크게 기여하는 나무이다.

뿌리에 질소를 붙잡아 식물이 영양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있어서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 하더라도 잘 자란다.

우리나라 꿀의 70% 이상을 아까시나무 꽃에서 얻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양봉산업에 매우 중요한 나무이다.

아까시나무의 생약명은 침괴(針槐)이고 꽃은 자괴화(刺槐花)라 한다.

5~6월 짙은 향기의 아까시나무 꽃은 기관지염이나 위장병, 신장염, 중이염 치료 등 민간요법의 약재로 쓰인다.

이 꽃에 들어 있는 이뇨와 해독 작용을 하는 로비닌, 소염과 이담(담즙 생산) 작용을 하는 아카세틴 성분 덕분이다. 

아까시나무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옛날에 아리따운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하얀색을 너무나 좋아해서 흰옷만 즐겨 입었다.

그런데 요리나 바느질은 물론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그저 온종일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느 날 창밖으로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지나가는 시인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에게 아무리 사랑을 고백하여도 시인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는 마녀를 찾아가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주고 그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향수를 얻어왔다.

온몸에 향수를 바르고 시인에게 다가갔지만, 불행히도 시인은 냄새를 맡지 못하는 병을 가진 남자였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고 시인과의 사랑도 이루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그녀가 흰옷을 입고 죽은 그 자리에 한 그루 나무가 자라더니 꽃을 피웠다.

그게 바로 아까시나무 꽃이었다.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가 어떤 경로로 여기에 심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1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을의 희로애락과 함께 한 마을의 정자목임에는 틀림없다.

<성주 지방리 아까시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1-10-5
·보호수 지정 일자 1991. 12. 20.
·나무 종류 아까시나무
·나이 84년
·나무 높이 20m
·둘레 3.4m
·소재지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730
·위도 35.989466, 경도 128.29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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