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칠곡 각산리 대흥사 은행나무는 사람들의 소원과 하소연을 들어주는 신비로운 천년 신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 417번지 대흥사에 가면 ‘말하는 은행나무’라는 전설을 가진 수령 950년의 은행나무가 장엄하게 서 있다.

칠곡 각산리 대흥사 은행나무는 수관(樹冠)이 위로 크게 치솟아 있고, 수간(樹幹)의 30m 지점부터 여러 가지가 뻗어 나와 수많은 은행잎을 매달고 있다.

단풍철에는 전국에서도 아름답다고 소문이 날 정도로 화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이 나무는 칠곡이라는 지명이 역사에 처음 등장한 1018년(고려 현종 9년)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칠곡군의 최고 보호수로 잘 관리되고 있다. 

가슴높이 둘레 7m로 수령 950년은 좀 과장된 듯하지만, 신라시대 고찰이 있던 터에 지금도 ‘말하는 은행나무’ 전설을 지닌 신비로운 나무로 대접받으니 ‘천년 신목’이라 해도 좋다.

이 은행나무는 거대한 줄기가 오른쪽으로 꼬이면서 자라고 있는데, 대개 은행나무가 꼬이면서 올라가면 매우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칠곡 각산리 대흥사 은행나무에는 언제나 마을 사람들을 보호해준다는 신비한 노거수답게 ‘말하는 은행나무’라는 전설이 있다.

옛날에 성주에서 각산의 옛 지명인 퉁지미 마을로 시집온 새색시가 있었다.

3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하자 색시는 자꾸 시부모 눈치가 보였다.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 수시로 대흥사 절터의 은행나무를 찾아가 눈물을 훔치며 마음을 달래었다.

어느 날 새색시 꿈에 은행나무가 나타났는데, 그 은행나무가 순식간에 친정어머니로 바뀌더니 애잔한 얼굴로 새색시 손에 잎이 갈라진 은행나무와 잎이 붙은 은행나무를 주었다.

친정어머니는 “보름달이 뜨는 날 은행나무로 가서 떨어지는 잎을 꼭 잡아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은행나무로 변했다.

새색시는 잠에서 깨어 보름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꿈속에서 알려준 대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았다.

자세히 보니 잎이 갈라져 있었다.

그 후 그토록 소원하던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열 달 후에 낳으니 아들이었다.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아이를 갖고 싶은 여인들은 모두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은행나무를 찾아가서 떨어지는 은행잎을 잡았다.

그때 갈라진 잎을 잡은 여자들은 아들을 낳고, 갈라지지 않은 잎을 잡은 여자들은 딸을 낳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마을사람들 누구나 은행나무에게 남모를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은행나무는 꿈속에서 가족으로 나타나 위로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었다.

은행나무에게 하소연을 하면 언제나 들어주고, 어떤 방법으로든 말해준다고 해서 그 유명한 ‘말하는 은행나무’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칠곡 각산리 대흥사 은행나무는 천년세월 대흥사의 흥망성쇠도 다 보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다양하지만 어느 시대건 저마다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

칠곡 각산리 대흥사 은행나무는 오래도록 인간의 고민을 들어온 천년수(千年樹)다.

나무에 고민을 털어놓는 순간 그 고민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는 것이다. 

대흥사는 신라시대 때 대가람이었다.

지금도 부도가 있고 대가람의 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기산면 각산리 퉁지미 마을은 옛날 대흥사가 번창할 때 절에 필요한 놋그릇을 굽던 동점(銅店)이 있던 마을이다.

서치마을은 각산리에서 가장 먼저 생긴 마을인데, 성주군 월항면 선석산의 세종대왕자태실(世宗大王子胎室)로 가는 길목이다.

<칠곡 각산리 대흥사 은행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5-5
·보호수 지정 일자 1993. 8. 11.
·나무 종류 은행나무
·나이 910년
·나무 높이 30m
·둘레 7m
·소재지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 417
·위도 36.011825 , 경도 128.32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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