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경부·왼쪽 가슴 타격...40대 용의자 현장 체포
기시다 총리 "아베 심각한 상태...구급조치 취하는 중"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심폐정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당했다.

NHK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로터리 지역은 선거 시기에 많은 후보자들이 연설을 하기 위해 찾는 장소다.

당시 총성과 같은 소리가 두 차례 들렸다. 아베 전 총리는 오른쪽 경부에서 총상과 출혈이 확인됐고, 왼쪽 가슴 부위에 피하 출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연설이 한창일 때 한 남자가 왔고, 아베 전 총리가 쓰러진 이후 사람들이 심장 마사지를 하기 위해 주변에 모였다", "폭죽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현장에서 구급차와 의료관계자를 부르는 목소리가 빗발쳤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초기 단계에서 의식이 있었지만 현재 심폐정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사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인 40대 남성을 체포하고 피습에 사용된 총도 압수했다.

용의자는 "평소 아베 전 총리에 불만이 있어 죽이기 위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아베 전 총리를 구급용 헬기에 옮겨 싣고 나라현립의과대 병원으로 이송한 상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전 총리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들었다"며 "현재 구급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가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발생한 비열한 만행"이라며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총격 사건이 벌어진 나라현 일대 현장. [사진=교도·AP/연합뉴스]

한편 일본 최장기 총리를 지낸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소식에 세계 각국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깊이 슬퍼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그의 가족 그리고 일본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아베 전 총리는 대만의 확고한 친구였다"며 "우리 정부를 대신해 폭력적 불법 행위를 거세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012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인물로, 일본 집권 자민당 내 대표적인 강경파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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