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허태임(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구원)】 향유가 지천으로 피었다.가을이 왔다는 뜻이다.쑥이나 서양민들레처럼 애써 가꾸지 않아도 민가 주변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게 향유다.꽃이 화려하지 않아서 사람들 눈에 쉽게 띄지는 않는다.그 대신에 특유의 향기로 향유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추석에 찾아간 엄마 계신 고향 집 마당에도,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들렀던 예천보건소 언저리에도, 그리고 ‘좀풍게나무’를 조사하러 갔던 경북 의성의 빙계계곡에도 향유가 피어 너울너울 향기를 내고 있었다.식물 전체에서 강한 향기가 난다고 해서 이름도 ‘향유(香薷)’다.나물로 먹기도 해서 옛사람들은 먹을 ‘여(茹)’자를 붙여 ‘향여(香茹)’라고도 했다.동아시아를 비롯하여 히말라야와 유럽에도 널리 자라는 향유는 먼 옛날부터 인류가 약용식물로 널리 이용해왔다.조선 초기에 발간된 '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에 향유가 등장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그 이전부터 향유를 국산 약재로 다루었을 것이라고 본다.'향약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