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성우제 (캐나다사회문화연구소 소장)】 몇년 전, 십수년 만에 만난 옛 직장 여성동료한테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함께 일하던 시절 가끔씩 야한 농담을 해서 화통하다고 생각했던 동료였다. 그이는 자기가 그런 농담을 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남자들이 그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하니까, 어색해하는 대신에 도리어 내가 막 나간 거다. 더 하지 말라고.”말하자면 그 여성동료가 성적인 농담을 했던 까닭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남자들의 그런 말들을 앞서서 차단하기 위해서였다.함께 일을 할 때만 해도 나는 그 동료가 유쾌하고 거침없는 줄로만 알았다.그 말을 듣고 나서야, 그이 역시 남자들이 늘어놓는 성적 농담에 대해 매우 불편해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그런 속내를 십수년이 지나 털어놓았다는 사실은 그 불편함이 그만큼 크고 깊고 오래 갔다는 것을 의미했다.나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였다.이후 관심을 가지고 다른 여성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우리 연배 대다수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 1.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지난 6월 1일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 후 국토교통부 게시판에는 수많은 항의성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왜 여성배우자만 만 49세로 한거임? 기준이 뭔데? 국가기관에서 이렇게 대놓고 공공연하게 남녀차별을 일삼네?”“신혼부부 가구 기준에서 '여성배우자의 연령이 만49세 이하인 가구' 로 정한 이유가 뭔가요? 임신 및 출산이 가능한 나이이기에 정한 거라면 국가가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보는 거 아닌가요? 기준 변경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신혼부부의 기준에 왜 여성의 나이만을 제한하는지 설명하세요. 20세 여성이 70살 남성과 결혼하면 신혼이고 50세 여성이 20세 남성과 결혼하면 결혼 10년차 입니까?”국토부의 신혼부부 정의 때문에 벌어진 사단이다. 국토부는 “신혼부부 가구란 혼인한지 7년 이하이면서, 여성배우자의 연령이 만 49세 이하인 가구를 말함”이라고 정의했던 것이다.국토부가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부산시장 오거돈.그가 성추행 책임을 지고 23일 시장 직에서 물러났다.부산은 대한민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두 번째 큰 도시다.부산 시정 최고 책임자인 오 전 시장은 1948년생, 우리 나이로 74세다.슬하에 1남 2녀를 둔 가장으로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고희를 넘긴 그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먹이며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자아비판하고사죄했다.오 전 시장은 행시 출신으로 1974년 부산에서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대부분 부산에서 근무했으며 노무현 정부 때는 해수부 장관도 역임한 전형적인 행정관료다.그 동안 양지에서만 살아온 칠순의 이 공직자는 말년에 망신살이 뻗쳤다.아니 단순 망신살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갈 처지다.그의 화려했던 삶은 한 순간의 실수(어쩌면 이번 한번이 아닐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기도 한다)로 결코 돌아오지 못할 나락으로 추락했다사필귀정이다.그런데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지켜보면서 드는 의문이 한 두가지가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사회에서 새롭게 부각된 개념이 있다.‘성인지감수성’이 바로 그렇다.‘성인지감수성’이란 만들어진 역사가 오래지 않아, 아직 그 개념이 보편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간단하게 말해 ‘성인지감수성’이란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일상생활에서 성차별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아야 하는 감수성을 말한다.특별히 ‘감수성’이란 말이 붙은 이유는 성 차별에 대한 인식에 둔감한 것이 지적인 감수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남녀차별의 오래된 역사는 언어를 포함한 문화로 정착되었기에, 이런 문화를 하루아침에 인식하고 바꾸기는 상당히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특히 고령층일수록 자신이 가졌던 기존의 통념을 바꾸어야 하기에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구체적인 사례를 들지 않아도 중년 남성 이상 나이 세대에서 ‘성인지감수성’에 미흡한 경우를 목격할 때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성인지감수성’과 함께 최근에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