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함은혜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암석을 꽉 움켜쥔 듯이 뿌리를 내린 거대한 소나무 두 그루 아래에 소박한 초당이 있다.이 초당 안에는 한 선비가 앉아서 책을 읽고 있고, 초당의 처마 밑에는 다동이 찻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가만히 앉아 졸고 있다.책에 푹 빠진 선비와 졸고 있는 다동의 모습에서 고요함과 한가로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찻물이 천천히 끓어오르는 소리와 푸른 솔잎의 향이 초당을 휘감고 있는 것 같다.이 작품이 바로 조선 후기 이명기(李命基, 생몰년 미상, 18세기 활동)의 이다.작품의 오른쪽 상단에 있는 소나무 가지 위에는,“여러 해 동안 책을 읽었더니, 어린 소나무가 모두 늙은 용의 비늘이 되었네. 화산관.”讀書多年 種松皆作老龍鱗. 華山館.이명기의 호인 “화산관(華山館)”과 함께 위 제시가 적혀있다.이 제시는 당나라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화가인 왕유(王維)의 「춘일여배적과신창리방여일인불우(春日與裴迪過新昌里訪呂逸人不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