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북미 반도체·전기차·이차전지 기업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향후 한국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국가 간 첨단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과 북미 간 기술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미 지역 투자신고식 및 투자가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국가전략 기술 분야에서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총 11억5000만달러(약 1조6182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윤 대통령, 이창양 산업부 장관, 유정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과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신재생 등 기업 대표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투자신고식에서 북미지역 7개 기업은 총 11억5000만달러의 외국인투자신고서를 산업부에 제출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반도체 장비 R&D센터 신설) ▲듀폰(반도체 소재 EUV용 감광제·화학기계 연마패드·패키징 R&D센터 및 제조시설 증설)  ▲인테그리스(반도체용 필터 등 R&D센터 증설)다.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는 ▲솔리드에너지시스템(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R&D센터 및 생산 실증시설 신설) ▲보그워너(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구동모터 R&D센터 증설)가 참여했다.

이외 ▲노스랜드 파워(남해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이엠피 벨스타(초저온물류망 물류창고 증설) 등 탄소중립 추진에 기여할 수 있는 해상풍력과 물류 분야 투자도 테이블에 올랐다.

이번 투자 계획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반도체다.

세계 핵심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한국에 투자를 확대한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까지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앞서 네덜란드 ASML은 올해 국내 반도체 재제조·트레이닝 센터 공사에 착공하기로 했고, 도쿄일렉트론·TEL은 내년까지 반도체 제조 장비 R&D 센터를 증축할 방침이다.

미국의 램리서치는 지난 4월 반도체 제조 장비 R&D 센터를 신설해 개관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투자 유치와 관련해 "단순 제조공장을 넘어 R&D 센터 등 질적 수준이 높은 투자가 주를 이루면서 첨단기술의 국내 이전 뿐만 아니라 고급 기술인력 양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미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나오기까지 산업부와 코트라, 경기도·대구시 등 지자체들은 투자 조건을 두고 긴밀히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각 기업의 투자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