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노광장비 생산 업체...국내 반도체 업계와 협력 기대
베닝크 CEO '방한 일정' 주목..."우리는 늘 고객과 만난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베닝크 CEO는 16일 화성에서 개최되는 뉴 캠퍼스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네덜란드 ASML이 반도체 장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화성 부지에 첫 삽을 떴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곳인 만큼,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확장될지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16일 오전 ASML은 경기도 화성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뉴 캠퍼스'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이원욱 국회의원을 비롯해 주요 관계들이 참석했다.

약 2400억원이 투입되는 뉴 캠퍼스는 심자외선(DUV)·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관련한 부품 등의 재(再)제조센터, 첨단기술을 전수하기 위한 트레이닝센터, 체험관으로 구성된다.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재제조센터는 성능이 떨어진 부품을 가지고 새 장비를 만드는 시설을 의미한다.

베닝크 CEO는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구 코엑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고객의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기술이 복잡해지면서 고객사와의 협력이 중요해졌다"며 "대규모로 재제조 사업을 할 것이기 때문에 고객사와 가깝게 있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의지를 고려했을 때, 이번 화성 뉴 캠퍼스 설립은 ASML과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확장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ASML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이 첨단장비는 극자외선 광원을 활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길 수 있어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장비 한 대 가격은 수천억원대에 달하는데,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 ASML은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고 있다.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삼성·TSMC 등 주요 업체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이유다.

일단 ASML은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도모해 한국산 수리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10%에서 50%로 높이고, 한국에서 10년간 1400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와 제조 시설을 세우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수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한편 업계에서는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베닝크 CEO와 이재용 회장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하고 있다.

베닝크 CEO는 전날 간담회를 마친 뒤 이 회장을 만나냐는 일부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늘 고객을 만난다"고 답했다.

이 회장과 베닝크 CEO는 지난 지난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에서 면담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주요 화두 또한 EUV 노광장비였다. 이 회장은 EUV 노광장비의 수급 방안과 양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에 대해 협의하며 베닝크 CEO와 친분을 쌓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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