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성공적 전환에 대한 긍정적 평가 이어져
예년과 달리 대표이사 후보 지원자 나타나지 않고 있어
증권업계 “연임 여부에 따라 KT 주가 방향성 결정될 듯” 전망

올해 8월 열린 KT 민영화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구현모 대표가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가는 DIGICO KT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KT]
올해 8월 열린 KT 민영화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구현모 대표가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가는 DIGICO KT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KT]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통신업에 집중했던 KT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이하 디지코)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끈 인물은 단연 KT 구현모 대표이사로 지목된다.

구현모 대표는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단단한 원팀(One-Team), 당당한 성장’을 내세우면서 디지코의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안정·고객·성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내걸고 혁신적 서비스를 강조한 구현모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KT는 올해 3분기 매출액 6조 4772억원, 영업이익 4529억원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2021년보다 4.2%, 18.4%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를 보였다.

이와 같은 성과를 이끈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잘 나가는 KT 주가…구현모 대표 연임 여부에 ‘촉각’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는 KT 주가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올해 1월 3만 1000원대였던 KT 주가는 8월 3만 8000원대까지 오른 후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종가는 3만 6450원이었다.

코스피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1월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 비슷하거나, 하회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T 주가는 매우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는 내년에 배당에 대한 기대, B2B 중심의 견조한 실적 흐름, 금융·미디어 성과를 바탕으로 견조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며 “구현모 대표의 연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데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KT는 ▲원천 IP(밀리의 서재·스토리위즈), ▲기획·제작(스튜디오지니) ▲채널(ENA) ▲플랫폼(올레TV·스카이라이프·HCN) ▲OTT(지니뮤직·티빙) ▲유통(나스미디어·KT알파·플레이디)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KT의 디지코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한 기업을 끼지 않아도 우수한 콘텐츠 제작 능력만 있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해당 드라마로 번 수익보다 관련 시스템을 정착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ENA 채널을 시청자들의 머리에 각인시키면서 KT가 통신업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라는 인식을 동시에 심어줬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KT는 2021년 3조 6000억원 수준의 그룹 미디어 매출액을 2025년까지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남곤 연구원은 “KT는 콘텐츠 제작과 투자 역할을 맡은 스튜디오지니, ENA, 지니뮤직의 콘텐츠를 ENA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룹 차원의 협상력을 강화하여 유리한 조건으로 콘텐츠 확보 후 그룹 전체 플랫폼으로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배우 박은빈 주연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를 성황리에 제작, 방영했다. ‘KT 콘텐츠로드’ 광고 스틸컷. [사진=KT]
KT는 배우 박은빈 주연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를 성황리에 제작, 방영했다. ‘KT 콘텐츠로드’ 광고 스틸컷. [사진=KT]

◇ 3년 전엔 최종 후보 9명 압축…이번엔 구현모 대표 단독 출마?

구현모 대표가 처음 출사표를 던졌던 2019년에는 최종 후보가 9명이 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다.

지난 2002년 민영화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업 영역을 갖고 있고 국민적 신뢰가 높은 기업이기 때문에 KT 대표이사 자리는 대기업 중 인기가 꽤 높은 편이다.

다만 그동안 KT 대표를 역임했던 전임자들은 연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하는 등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여왔다.

몇몇 사례를 보면 이석채 전 회장은 문어발식 계열사 늘리기 논란에, 황창규 전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구현모 대표의 경우 디지코 전환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영 성과가 합격점을 받으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12월까지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마쳐야 하는데 연임 의사를 밝힌 구현모 대표 외 도전장을 내민 인물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KT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한 후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11월 중순이 되도록 다른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하마평에 떠도는 인물에 대해 우리도 알아보고 있지만, 특별한 정보가 없어 현재로썬 전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개최된 광화문광장 개장식 ‘광화문광장 빛모락(樂)’에 마련된 특설무대 위에서 KT의 ‘화합의 빛’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KT]
지난 8월 개최된 광화문광장 개장식 ‘광화문광장 빛모락(樂)’에 마련된 특설무대 위에서 KT의 ‘화합의 빛’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KT]

◇ 외연 확장 나서는 KT 디지코 사업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KT가 진행하고 있는 디지코 사업이 내년에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코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 클라우드(Cloud)를 기반으로 고객의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tal Platform Company·DIGICO)을 뜻한다.

인공지능(AI) 컨택센터 사업의 선발 주자인 KT는 주로 은행권 프로젝트를 수주해 왔는데 최근 홈쇼핑 및 병원 분야에 이르기까지 관련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이와 같은 사실을 짚으면서 “또 5G 특화망 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되면 KT의 스마트팩토리, 로봇 영역에 대한 5G 특화망 솔루션 공급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KT는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 의료서비스(이송용 무인 로봇 등)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T가 올 한해 성공적인 결과를 낸 미디어 사업에서 더욱 공을 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방영 편수가 2022년 9편에서 2023년 13~15편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현모 대표의 재선임 여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재선임에 실패할 경우 KT 주가에 부정적이지만, 재선임되면 유효한 배당 정책의 연장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