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연간 순이익 2조원 달성 가능성 커지면서 경영 능력 입증
ESG 활동 강화 등으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나서
금융당국 인사 개입 우려 점점 커져…금융노조 “외압 행사하면 곧 투쟁”

2년 동안 NH농협금융지주를 이끌어 온 손병환 회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2년 동안 NH농협금융지주를 이끌어 온 손병환 회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지난 2년 동안 농협금융지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손병환 회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손병환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경영실적만 보자면 연임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평을 얻고 있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관료 출신 기관장 선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했으며, 다음 달까지 최종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농협금융지주는 단독 후보가 올라와 그대로 승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손병환 회장은 그룹 내에서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손병환 회장은 농협 출신으로 주요 요직을 두루 맡았기 때문에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외부 변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손병환 회장은 임기 첫 해 연간 순이익 2조원을 기록하는 등 남다른 경영 성적을 보였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 9717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2조원 달성이 거의 확정된 상태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자체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8.1%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온 자산건전성 지표를 보면 고정이하여신비율 0.27%, 대손충당금적립률 265.8%로 꾸준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주요 금융그룹 중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손병환 회장은 미래 지향적인 경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그룹 내 ESG 경영 협의체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협의회’에 직접 참석해 차별화된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농협금융지주는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며 “농촌의 탄소중립 달성 지원은 오직 농협이 할 수 있는 특화 분야로 모든 임직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당 회의에서는 ▲TCFD 이행 고도화 프로젝트 ▲ESG 경영 보고서 발간 ▲2023년 농협금융 ESG 추진계획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처럼 농협금융지주 안팎의 살림살이를 책임져 온 손병환 회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수은행인 NH농협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농협금융지주는 아무래도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정권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소집한 후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언한 점도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당시 이복현 원장은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고 말했다.

또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는 “내부통제 기준을 잘 마련하고 이행했다고 판단할 분이 CEO로 선임돼야 하며 그렇지 못한 분이 경영을 하게 되면 감독 권한을 타이트하게 행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이복현 원장의 발언은 특정인을 지칭한 말이며, 이사회 의장에게 ‘감히 후보로도 내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인사 선임 가능성에 대해 노사 합의사항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은행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인사 선임 가능성에 대해 노사 합의사항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는 후임 은행장 선출을 앞둔 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에서도 포착된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달 중순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 인사 선임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은행장 선임이 외부 입김으로 혼탁해져서는 안 된다”며 “노사 합의사항에 명시된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임원 선임을 앞둔 농협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모두 관료 출신 기관장 선임 가능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노조는 “금융감독원장이 ‘어떤 사람이 CEO로 선임돼야 한다’고 말하면 기존 CEO 육성 및 승계  규정, 프로그램은 모두 무시되어도 되는가?”라며 “노조와 10만 금융노동자들은 외압을 행사할 경우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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